강정호(피츠버그)가 있을 때는 혼자 월등했다. 그는 KBO리그 유격수 지존이었다. 강정호는 2014시즌을 끝으로 KBO리그를 떠났다. 그의 무대는 이제 메이저리그다.
남은 자들이 강정호의 빈자리를 두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한마디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강정호 만큼의 절대강자는 없다.
시즌이 끝나고 유격수 골든글러브에 도전해볼만 후보는 현재 5명 정도다.
▶타격은 김재호 김하성이 뜨겁다
KBO리그 골든글러브는 공수 능력을 종합 평가한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공격과 수비 둘다 잘 하는게 유리하다. 강정호의 경우는 공수 뿐 아니라 주루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게 없었다.
올해 유격수 중 타격 성적으로는 두산 김재호와 넥센 김하성이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김재호는 타율이 3할4푼(이하 27일 현재)으로 유격수 중 최고로 높다. 전체 타율 랭킹에선 5위. 2004년 프로 입단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커리어 하이를 찍을 가능성이 높다.
프로 2년차 김하성은 13홈런 47타점으로 막강한 힘을 보여주고 있다. 장타율이 무려 5할2푼5리로 단연 유격수 중 최고다. 강한 손목을 이용한 힘있는 타격이 인상적이다. 김하성은 팀 선배 강정호의 공백을 최소화했다는 것 때문에 더 깊은 인상을 주고 있다. 또 그는 강력한 신인왕 후보이기도 하다.
▶수비는 손시헌과 오지환이 가장 안정
유격수는 타력 이상으로 수비력이 중요한 포지션이다. 수비 안정감을 체크할 지표 중 하나가 실책수다.
올해 주전 유격수 중 NC 손시헌이 5개로 실책이 가장 적다. 그 다음이 LG 오지환으로 6실책이다. 손시헌은 풍부한 경험 만큼이나 가장 안정된 수비를 펼쳐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시즌 타율이 1할8푼1리로 낮다. 손시헌이 연말에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선 지금의 타율로는 곤란하다.
오지환은 올해 수비력이 몰라보게 향상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가진 기량에 비해 수비할 때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 오지환의 수비는 거의 흠잡을 데가 없을 정도로발전했다. 오지환에게 부족한 건 공격력이다. 타율 2할6푼2리, 5홈런, 27타점이다. 타율은 김재호 보다 많이 부족하다. 장타력(0.403)도 김하성에 밀린다.
삼성 김상수도 후보군 중 한명이다. 김상수는 공수에서 고른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타율은 2할8푼2리, 5홈런, 37타점, 9실책이다. 김상수는 타력은 김재호 김하성 다음이다. 수비 실책은 손시헌 오지환 다음으로 적다. 김상수는 지난해 강정호와 함께 인천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