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한국야구위원회)가 내년 시즌부터 사용할 단일 공인구 선정 작업을 시작한다. 24일까지 입찰 신청서를 낸 업체를 대상으로 3단계 평가를 거쳐 단일 공인구를 최종 결정한다.
KBO 관계자는 "늦어도 8월 말까지 단일구 공급 업체를 결정하겠다. 내년 시즌을 준비하려면 최소 6개월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해 단일구 도입을 공표한 KBO는 최근 KBO리그 공인구 납품 업체 등 6개사에 입찰에 관한 브리핑을 했다. 올해까지 KBO가 복수의 공인구를 선정하면 구단별로 사용구를 결정했는데, 내년부터는 KBO리그 10개 구단이 모두 동일한 공을 사용한다. 올시즌에는 4개 업체가 각 구단에 공인구를 공급했다.
KBO는 입찰에 참가한 업체를 대상으로 1차 샘플 테스트를 한다. 체육과학연구원에 의뢰해 반발력, 무게 등 공인구 규정에 맞는 지 검사를 한다. KBO는 1차 테스트를 통과한 업체의 생산시설을 실사할 예정이다. 업체마다 생산지, 생산공급방식이 다르다. 중국, 스리랑카, 개성공단에 직영공장을 운영중인 업체가 있고, 중국에서 OEM(주문자상품부착제조) 방식으로 납품을 받는 업체가 있다.
정금조 KBO 운영기획부장은 "규정에 맞는 공을 고른 품질을 유지하면서 충분하게 공급이 가능한 지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단일구가 결정되면 1개 업체가 독점 공급하게 되는데, 무엇보다 안정성이 중요하다. 시즌 중에 공급이 원활하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KBO는 입찰 업체의 재무 안정성을 평가 항목에 넣었다고 했다. 또 단일구 선정 업체 외에 돌발 상황에 대비해 2순위 예비업체를 둘 예정이다.
1,2차 과정을 통과하면 현장 테스트가 이어진다. 구단, 선수들의 의견을 평가에 반영한다. KBO에 따르면, 일본 프로야구에서 사용중인 통일구 미즈노공도 NPB(일본야구기구) 단일구로 결정되기 전에 현장 테스트 과정을 거쳤다. KBO는 전문가들로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공정성 시비를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KBO리그 공인구 시장은 규모가 작다. 구단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팀마다 한해 공인구 구입비로 2억5000만원을 쓴다. 연간 25억원 정도 시장인데, 4~5개 업체가 나눠갖는 상황이다. 금액이 크지 않지만, 프로리그 사용구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컸다.
단일구가 결정되면 공정성 시비가 사라지고, 공인구의 품질 개선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계약 기간은 3년이다. KBO 차원에서 품질 관리가 가능하다. 또 한국을 대표하는 야구공 전문 업체의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