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의 팀내 레전드들에 대한 푸대접은 간판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도 불쾌함과 불안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스페인 언론 아스는 22일(한국 시각) "호날두가 이케르 카시야스-세르히오 라모스 등에 대한 구단의 처사에 분노하고 있다. 또 자신도 같은 처지가 될까봐 우려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바하마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는 호날두에게 이번 여름은 불편한 계절이 되고 있다. 자신이 전폭적인 지지를 표한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경질되는가 하면, 신임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은 "가레스 베일 중심의 팀을 꾸리겠다", "호날두는 최전방 공격수(9번)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호날두는 매시즌 50골 이상을 터뜨렸지만, 자신의 포지션으로는 왼쪽 욍포워드를 고수해왔다.
레알 마드리드가 오랫동안 팀의 아이콘으로 활약해온 카시야스와 라모스를 냉정하게 대하는 것에 대해 호날두는 의문을 갖고 있다. 카시야스는 16시즌, 라모스는 10시즌 동안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했다. 호날두는 소위 '스페인파'인 이들과 절친은 아니지만, 꾸준한 친분을 유지해왔다. 그들이 내몰리는 모습을 보며 이제 자신 역시 똑같은 처지가 될릴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
호날두는 앞서 2012년 말에도 구단 측과 충돌하며 '슬픔'을 호소한 바 있다. 앞서 '레알 마드리드 그 자체'로 불렸던 라울 곤살레스(뉴욕 코스모스)가 2010년 팀을 떠날 때의 모습을 보면, 호날두의 미래 또한 라울과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시즌 호날두는 변함없이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서 활약했지만, 팀내 불화설에 휘말리는가 하면 생일파티 논란, 이기적인 공격수라는 비판 등 여러가지 구설에 시달렸다. 한때 호날두의 팀동료였던 헤라르드 피케(바르셀로나)는 트레블 축하행사에서 호날두의 생일파티를 다시 언급해 그를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호날두가 차기 시즌에도 레알 마드리드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할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그 다음 시즌에는? 현재로선 장담할 수 없어보인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