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용덕한(35) 영입, 김경문 NC 감독의 '신의 한수'가 될까. NC는 21일밤 포수 용덕한을 kt에서 데려오고 대신 좌완 투수 홍성용과 외야수 오정복을 내줬다. 시즌은 막 반환점이 눈에 보이는 시기다. 김경문 감독은 "내가 먼저 구단에 요청했다. 주전 포수 김태군이 잘해주고 있지만 전경기 출전은 무리다. 박광열이 있지만 경험면에서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를 두고 '우승을 향해 박차를 가한 트레이드'라는 일부 시각도 있지만 NC 내부분위기는 의외로 차분하다. NC 관계자는 "아직 시즌이 절반 이상 남았다. 궁극적인 목표를 논할 시기가 아니다. 144경기를 치러야 하는 장기레이스에 대한 포석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번 트레이드는 김경문 감독과 배석현 단장의 커뮤니케이션 산물이다. 꽤 오랜기간 말이 오가다 극적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NC에는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주전 포수 김태군은 올시즌 NC가 치른 67경기에 개근했다. 포수는 가장 힘든 포지션이다. 공격은 공격대로, 수비시에는 투수의 볼 하나 하나를 받기 위해 무릎을 굽혔다 폈다를 반복해야 하고 볼도 던져줘야 한다. 경기전에는 상대 타자 분석에도 열을 올려야 하고, 투수 개개인의 특징에 맞춰줘야 한다. 투수는 고독한 포지션이다. 홀로 경기를 책임지는 느낌을 가질 때가 많다. 이 때문에 경기전후엔 심기가 불편한 경우가 꽤 있다. 이를 부드럽게 풀어주고 받아줄 사람은 포수밖에 없다. 경기 외적인 면에서도 스트레스가 많은 포지션인 셈이다. 지금까지 잘해주고 있다고 해서 만약을 대비하지 않을 순 없다. 시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다. 장마가 끝나고 나면 선수들이 가장 견디기 힘든 7,8월 더위가 온다. 포수들이 질색하는 계절이 여름이다(다른 포지션도 마찬가지지만). 용덕한의 합류는 본격적인 농사에 앞서 저수지에 농업용수를 채워두는 것과 같은 수순이다.
김경문 감독은 포수 출신이다. 포수라는 포지션이 갖는 중요성과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NC에 예기치 못한 큰 변화가 생길 수 있고, 이 때문에 팀이 흔들릴 수 있다면 현재로선 가장 가능성이 높은 포지션 역시 포수라고 봤다. 급한 불을 끈 셈이다.
NC는 22일 현재 39승1무27패로 2위 삼성을 반 게임차로 따돌리고 1위를 질주하고 있다. 4위 넥센과의 승차는 2게임. 시리즈 한번의 승패만 갈려도 순위는 요동칠 수 있다. 현재로선 열매 크기를 고민할 때가 아니라 여전히 줄기와 잎사귀에 영양분을 끊임없이 공급할 때다. 솔직히 지금은 욕심낼 때도 아니고, 욕심낸다고 해서 앞서 나갈 수도 없다. 2013년 1군 합류 첫해에 7위, 지난해 2년만에 정규리그 3위, 포스트시즌 진출. 3년차 NC의 올해 최종 목적지는? NC사람들은 너도 나도 말을 아끼지만 묘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