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승률 5할을 밑돌며 고전하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는 그래도 자랑할만한 부분이 있다.
바로 선발진이다. 린드블럼-레일리-송승준으로 이어지는 1~3선발은 어디 내놓아도 부족함이 없다. 선발진 평균자책점이 4.75로 10개팀중 7위지만, 1위 KIA 타이거즈(4.33)와 비교하면 크게 떨어지는 수준은 아니다. 특히 퀄리티스타트는 30개로 삼성 라이온즈(38개)에 이어 2위다. 그만큼 선발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팀이다. 롯데가 앞으로 반전을 꾀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종운 감독의 향후 로테이션 구상은 어떨까. 일단 린드블럼, 레일리 등에 대해서는 체력 관리를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감독은 2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린드블럼이 긴 이닝을 던지는 것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하지만 1~2이닝 더 던진 경기가 있으면 다음 로테이션까지 휴식일을 하루 이틀 늘려줄 생각이다"면서 "레이스를 감안하면 체력 안배를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시즌 15번째 선발등판한 린드블럼은 올해 4일 휴식 후 등판한 경기가 4번이다. 롯데가 5선발이 약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린드블럼은 이같은 타이트한 일정을 지금까지는 잘 소화해 왔다. 휴식일 수에 상관없이 꾸준한 페이스를 보여줬다. 4일 휴식후 등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3.71을 올렸다.
레일리는 15차례 선발등판 가운데 4일 휴식 후 등판은 5게임이다. 3승1패, 평균자책점 4.60을 올렸는데, 지난 11일 kt 위즈전에서 2⅓이닝 동안 8실점한 것을 제외하면 꾸준히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송승준도 올해 12경기 가운데 3경기를 4일 휴식후 등판해 2승1패,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정기적으로 선발투수가 4일 휴식 후 등판을 하는 팀은 롯데, 한화 이글스 밖에 없다. 그러나 시즌 반환점을 앞둔 시점, 체력관리가 필요한 상황임을 이 감독도 인식을 하고 있다.
역시 관건은 4,5선발이다. 특히 이상화는 기복이 심한 까닭으로 선발로 완벽하게 자리를 잡은 상황은 아니다. 지난 17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6⅔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올시즌 최고의 피칭을 하며 시즌 3승째를 따내기 전까지 5연패를 당하고 있었다. 이 감독은 "상화가 아직은 길게 안정감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일단 기회를 계속 주면서 판단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5선발은 그동안 구승민(3번) 김승회(4번) 박세웅(4번) 심수창(3번)이인복 이재곤(이상 1번) 등 6명의 투수가 맡았지만, 하나같이 실망스러웠다. 김승회의 경우 두산 시절부터 피칭을 길게 할 경우 손톱이 들리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어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지 못하고 있다. 이 감독은 "4회부터 손톱이 벌어지는데 그래도 선발로 던질 수 있는 공은 던지니까 기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5선발은 상황에 따라 기용하겠다는 것이 이 감독의 생각이다. 여기에 7월에는 조정훈이 돌아온다. 시범경기서 오른쪽 팔꿈치 부상이 재발했던 조정훈은 현재 몸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이 감독은 "조정훈은 검사를 했는데 관리를 잘하면 괜찮다고 하더라"며 "7월 중순에 돌아오면 바로 선발로 쓴다. 원래 구상했던 전력이다. 힘들어 하면 휴식일을 2~3일 더 주고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누가 뭐래도 롯데의 최대 약점은 불펜이다. 불펜진 평균자책점이 5.51로 8위다. 심수창은 마무리를 맡았다가 잇달은 부진 때문에 중간으로 다시 내려갔다. 지금은 이성민이 마무리를 맡고 있다. 이 감독은 "수창이는 마무리를 안했던 친구라 적응이 잘 안됐던 모양"이라고 했다. 향후 롯데 마운드가 이 감독의 바람대로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