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그대로 배우 고준희의 재발견이다.
고준희는 오는 25일 개봉하는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에서 자신의 필모그라피에 자랑스러울만한 연기를 해냈다. '왜 이제서야 이런 역을 맡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나의 절친 악당들'에서 고준희는 자유분방한 렉커차 운전기사 나미 역을 맡았다. 처음부터 기름때 묻은 작업복을 벗고 욕조에 들어가는 모습을 통해 섹시미를 과시한 고준희는 백치미에 당찬 성격 그리고 '귀요미' 캐릭터까지 다양한 이미지를 '고준희화' 시키며 관객들의 혼을 빼놨다.
사실 이번 작품에서 나미 캐릭터는 극의 중심에 서있다. 지누(류승범) 야쿠부(샘 오취리) 정숙(류현경)과 돈가방을 나눌 때 그리고 권력자들에게 쫓길 때 하다못해 15세 관람가(?) 베드신을 펼칠 때도 나미는 중심에 서있다. 그래서 나미는 더 연기하기 힘든 복잡다단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고준희는 이 나미 캐릭터를 깔끔하게 소화해내며 고준희 맞춤형 나미를 만들어내 영화를 그의 필모그라피에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기자간담회에서 "나미 캐릭터에 고준희 본인이 많이 녹여져 있는 것 같다"는 질문에 고준희는 "임상수 감독님과 상의를 했는데 감독님이 '나미에게 고준희의 모습이 들어있기 때문에 고준희처럼 연기해도 된다'고 하셔서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액션 연기는 처음인데 그동안은 겁이 많아서 다치는게 무서워 도전을 못했다. 이번에 임상수 감독님과 작업을 꼭 하고 싶어 도전하게 됐다. 해보니 나와 잘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재미있었다"고 웃었다.
하지만 돋보이는 것은 비단 액션 연기만이 아니다. "요즘 내가 헤퍼졌다"고 신부에게 고해성사를 하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인사를 하고 떠나는 나미의 모습은 고준희가 아니면 저렇게 소화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이외에도 맨발로 렉커차를 운전하는 모습, 창준(김형규)과의 몸싸움, 엘리베이터 앞 그리고 마지막신의 댄스 등 고준희의 팔색조 매력은 영화 곳곳에 드러난다.
이로 인해 메가폰을 잡은 임상수 감독의 평가는 이미 최고다. 임 감독은 "누구보다 고준희가 자랑스럽다. 정말 잘해줬다"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이제 관객의 평가만 남았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