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판에 나오는 타율을 안봅니다."
한화 이글스 정근우가 그동안의 부진을 털어내는 모습이다. 스프링캠프 때 턱관절 부상과 목, 등쪽의 통증 등으로 4월 말에야 1군에 올라온 정근우는 5월까지 타율 2할1푼5리(121타수 26안타)로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그러나 6월들어 반등을 보인다. 10일까지 6월에만 타율 3할6푼7리(30타수 11안타)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타격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 9일과 10일 삼성전서는 중요한 순간에 꼭 필요한 타점을 올렸다. 9일엔 0-2로 뒤진 3회초 1사 만루서 동점 2타점 우월 2루타를 터뜨려 팀의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고, 10일 경기서는 4-2로 앞선 5회초 쐐기 좌월 투런포를 날렸다.
11일 삼성과의 경기전 만난 정근우에게 살아나는 이유를 물었다. "마음을 비웠다"라고 했다.
정근우는 "5월까지만 해도 안맞을 때마다 부담이 더했다. 예전엔 특타를 하면 좋아지기도 했는데 올해는 특타를 해도 좋아지지 않아 더 실망감이 컸다"면서 "안되다 보면 언젠간 잘 될 때도 있겠지라는 마음으로 타석에 선다"라고 했다.
다시 김성근 감독을 만난 것이 자신에겐 좋은 일이라고. "나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시는 분이다. 내가 안좋을 때 어떤 부분을 고쳐야하는지 알려주실 수 있다"고 했다.
SK 시절의 김성근 감독과 올해 한화의 김 감독이 다르냐는 질문엔 고개를 저었다. "감독님은 똑같은신데 내가 달라졌다"라고 했다. "SK 때는 고참 선수들이 많아 난 야구만 열심히 하면 됐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고참으로서 선수들을 이끌고, 모범을 보여야 하는 연차다"라는 정근우는 "감독님을 잘 알다보니 내가 더 잘해야한다는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 이젠 좀 편하게 하려고 하니 좋아지는 것 같다"라고 했다.
3년 연속 꼴찌였던 한화는 10일 현재 5위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더 좋은 성적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정근우는 다른 것보다 부상 방지를 꼽았다. "무엇보다 부상이 없어야 한다. 부상으로 빠져있는 김경언, 폭스 등이 돌아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