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이 총체적인 부패 스캔들에 휘말린 가운데 대변인이 농담 한 번 잘못했다가 사임했다.
12일(한국시각) ESPN 등 외신들에 따르면 FIFA 대변인인 월터 디 그레고리오 커뮤니케이션 겸 대외업무 담당이사가 최근 스위스 TV 토크쇼에 출연해 FIFA 간부들의 비리 의혹과 관련한 농담을 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FIFA 회장과 사무총장, 대변인이 같은 차에 함께 타고 있다. 그렇다면 운전은 누가 할까요? 정답은 경찰입니다." 디 그레고리오 이사는 비리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FIFA 집행부의 처지를 이처럼 자조적으로 표현했다.
이에 FIFA는 성명을 내고 디 그레고리오 이사가 직위를 내놨다고 발표한 뒤 디 그레고리오가 연말까지는 조직과 함께하면서 자문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했다.
지난 2011년 9월 취임한 디 그레고리오 이사는 제프 블래터 회장의 측근 중 한 명과 다툰 뒤 블래터 회장과도 언쟁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디 그레고리오 이사의 사임을 두고 영국 언론들은 블래터의 보복설을 제기하고 있다. 디 그레고리오 이사가 설화를 불러일으킨 것을 책임지고 스스로 물러난 게 아니라 블래터 회장이 그에게 대변인직을 떠나라고 요구했다는 것.
한편 블래터 회장은 이달 초 회장 선거에서 5선에 성공했지만 이틀 만에 사임의사를 밝히고 오는 12월 퇴진을 앞두고 있다.
FIFA 고위 간부 7명이 부패에 가담한 혐의로 미국 FBI에 체포된 데 따른 것이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