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강민호가 역대 3번째 포수 홈런왕이 될 수 있을까.
강민호가 미쳤다. 정말 무서운 홈런 페이스다. 올시즌 강민호가 이렇게 많은 홈런포를 때려낼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강민호는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홈런 2개를 몰아쳤다. 재미있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강민호가 2회말 시즌 20호 홈런을 때려냈다. 이 부문 1위였던 NC 다이노스 에릭 테임즈가 인천에서 21호 홈런을 때려 도망갔다. 그러자 강민호가 6회말 또다시 홈런을 쳐내며 테임즈를 따라붙었다.
강민호는 2회말 0-0 상황서 kt 선발 옥스프링을 상대로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그리고 아두치와 황재균의 홈런포로 4-1이 된 6회말 승부에 쐐기를 박는 홈런을 쳐냈다.
강민호가 시즌 홈런왕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3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가 있지만 강민호의 기세가 무섭다. 현재 홈런 상위권에 있는 테임즈, 나바로(삼성 라이온즈) 등이야 지금의 좋은 성적이 예상이 됐지만 강민호는 아니었다. 커리어하이 기록이 2010년 23홈런이었고 그 이후 20홈런을 넘은 적이 없었다. 공격형 포수로 불리웠지만 홈런 기록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듯 했다.
그랬던 강민호가 대이변을 일으키고 있다. 심상치 않다. 반짝 활약이 아닌 듯 하다. 장종훈 타격코치 조언 아래 새롭게 타격에 눈을 떴다. 지난해까지 변화구를 너무 의식해 타격 포인트를 뒤에 놓고 스윙을 하다 올해는 적극적으로 앞으로 나가며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워낙 힘이 좋아 제대로 맞히기만 하면 넘어간다.
심리적 부담감도 이겨내고 있다. 지난해 FA 계약 첫해 16홈런을 때려냈지만 타율이 2할2푼9리로 낮아 마음 고생을 했다. 올시즌 전에도 속으로 불안해했다. 그런데 홈런이 터지기 시작하자 완전히 자신감을 찾았다. 이제는 거칠 것이 없다. 야구를 하는 것이 즐겁다.
강민호가 만약 올시즌 홈런왕이 되면 포수로서는 3번째 홈런왕이 된다. 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이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던 83년, 84년, 85년(공동 홈런왕)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후 박경완 전 SK 2군 감독이 2000년과 2004년 홈런 타이틀을 차지한 바 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