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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한 kt 블랙 "포수 출전? 장비만 빌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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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만 빌려달라."

3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는 막내 kt 위즈. 여러 선수들의 활약이 원동력이지만 가장 큰 건 확실히 댄 블랙 효과다. 외국인 타자 블랙이 팀에 합류해 4번 자리를 채워주며 팀 짜임새가 매우 좋아졌다. 블랙은 10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양팀이 7-7로 맞선 연장 10회초 사직구장 장외로 날아가는 결승 솔로포를 때려내 영웅이 됐다. 자신의 시즌 2번째 홈런이자 사직구장 개장 이후 최초로 장외 홈런을 날린 외국인 타자, 좌타자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사실 블랙은 한국 무대 데뷔 후 큰 덩치에 맞지 않는 기술적인 컨택트 스윙으로 주변을 놀라게 했다. "장타력이 없는 것 아니냐"라는 의심의 눈초리도 받았다. 하지만 입이 떡 벌어지게 하는 장외포로 의심의 시선들을 한방에 날렸다.

kt 조범현 감독은 이에 대해 "상당히 영리한 친구다. 처음에 하국에 와 시차 적응 등에 신경써야 하고 컨디션 조절도 해야하니 툭툭 맞히며 새로운 야구에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이제 몸도 조금 올라오고 한국 야구에도 적응을 한 것 같다. 장외 홈런 스윙은 정말 좋은 스윙이었다"고 했다.

마인드도 훌륭하다. 한국 입국 다음날 정말 피곤한 상황에서도 선발 출전하는 의욕을 보였다. 안타를 치고 1루에 나가 하품을 하고 경기 후 인터뷰에서 "버스에서 푹 자고 싶다"고 얘기했다.

11일 롯데전을 앞두고는 포수로서 출전 의욕도 드러냈다. 블랙은 미국에서 포수로 프로에 입단한 선수다. 포수로서의 능력이 조금 부족해 지금은 1루수로 뛰고 있지만 기본적인 포수 능력은 갖추고 있다. 조 감독이 "경기 중 포수로도 출전이 가능한가"라고 묻자 블랙은 "장비만 빌려달라. 무조건 나간다"고 답했다.

만약, 블랙이 백업 포수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면 경기 후반 선수 운용에 큰 도움이 된다. 포수 자리에 과감히 대타 등을 투입할 수 있는 식이다. 조 감독은 "그러고 보니 김재윤도 포수로 나가면 되겠다"라며 껄껄 웃었다. 투수 김재윤 역시 포수로 야구를 하도 올시즌을 앞두고 투수로 전향을 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