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워너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 한국에서 건너온 성금까지 손을 댄 것으로 드러났다.
10일(한국시각) 영국 BBC가 입수한 미국 검찰 수사 보고서에 따르면, 워너는 2010년 아이티 대지진 구호를 위해 대한축구협회와 FIFA가 전달한 75만달러(약 8억4000만원)의 성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대한축구협회가 50만달러, FIFA가 25만달러의 성금을 모아 아이티 정부에 전달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BBC는 '구호금이 트리니다드토바고축구협회 계좌로 송금된 이후 행방이 묘연해졌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워너가 당시 트리니다드토바고축구협회 특별고문으로 일하며 협회 계좌를 혼자 관리했다'고 밝혔다.
워너의 '구호금 횡령'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FIFA는 아이티 구호기금 25만달러를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에 보냈으나 아이티축구협회가 실제로 받은 6만 달러에 불과하다며 진상조사를 했다. 워너는 당시 "의혹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의혹을 만들겠지만, 그에 대해 나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에는 월드컵 개최지 선정 당시 남아공월드컵조직위원회로부터 1000만달러(약 112억원)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워너는 1983년부터 2011년까지 FIFA 집행위원 및 부회장을 지내면서 월드컵 본선 개최지 선정 등에서 투표권을 행사했다. 현재 트리니다드토바고에 머물고 있으며 국제형사경찰기구인 인터폴로부터 미국 압송을 위한 수배를 받고 있다. 그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