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LG전. 8회 무사 1, 2루 위기에서 두산의 선택은 약간은 의외였다.
LG 양상문 감독은 두산의 약한 불펜을 고려, 1-5로 뒤졌지만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추격전을 전개하고 있던 상태였다. 그리고 찬스가 드디어 왔다.
두산은 호투하던 오현택이 약간 흔들리던 상황. 이때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에 복귀한 이현승을 전격적으로 투입했다.
그는 매우 뛰어난 경기력을 보였다.
첫 타자 한나한을 3루수 앞 땅볼로 처리했다. 한나한의 초구 체크스윙에 투구가 걸리면서 내야 땅볼로 연결된 행운이 있었다. 이후 박용택을 중견수 플라이, 이병규(7번)를 삼진처리했다. 9회에도 등판, 선두 타자 양석환을 유격수 앞 땅볼로 처리한 뒤 깔끔하게 노경은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LG의 추격의지를 완벽히 꺾는 1⅓이닝 무안타 무실점의 완벽투.
두산 김태형 감독은 극찬했다. 그는 10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이현승은 공격적인 템포가 좋은 투수다. 어제 베스트 피칭을 했다. 당분간 중간계투로 활용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현승은 "상황에 관계없이 한나한의 타석 때 나가기로 돼 있었다. 위기 상황이었지만, 최선을 다했다. 1군에서 뛴다는 것 자체가 기뻤고, 많이 긴장됐다"며 "잘 던질 때도 있고 못 던질 때도 있을 것 같다. 어제 호투보다는 앞으로의 경기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