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혁이 달라졌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kt 위즈가 확 달라진 모습으로 야구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새롭게 팀에 가세한 외국인 타자 댄 블랙과 부상을 떨치고 돌아온 앤디 마르테 효과가 커보인다. 그런데 잘 보이지 않는 숨은 힘이 있다. 바로 베테랑 유격수 박기혁이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는 것이다. 박기혁은 FA 계약을 맺고 신생팀 kt 유니폼을 입었다. 기대가 컸다. 하지만 설렁설렁 플레이 하는 듯한 모습에 조범현 감독이 걱정의 시선을 보냈다. 그리고 신예 유격수 심우준을 키우겠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kt 주전 유격수는 박기혁이다.
눈빛부터 다르다. 뭔가 확실한 의지를 갖고 성실히 플레이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수비 뿐 아니라 타격에서도 확실히 좋아진 모습이다. 조범현 감독에게 "박기혁이 정말 좋아졌다"고 말하자 숨겨진 비결이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
박기혁은 시즌 도중 '미니 캠프'를 경험했다. 조 감독의 지시 하에 특별 훈련이 진행된 것. 사실 조 감독은 박기혁을 2군에 내려 중점 지도를 지시하려 했다. 하지만 베테랑 유격수가 1군 시합에서 꼭 필요했다. 그래서 1군에 남겨둔 채로 시간을 투자했다.
시작은 5월29일이었다. 수비력 강화를 위해 특별 훈련이 시작됐다. 박기혁은 다른 선수들이 출근하는 시간과 비교해 2시간 먼저 위즈파크에 도착했다. 그리고 지옥의 펑고 훈련을 했다. 김민재 수비코치가 직접 펑고를 쳐줬고, 황병일 수석코치가 훈련 과정을 모두 지켜봤다. 물론, 수비에서만큼은 최고 실력을 자랑하는 베테랑이다. 하지만 훈련 효과가 확실했다. 조 감독은 "야구의 기본은 하체다. 수비는 몰론이거니와, 하체가 안정되니 타격까지 좋아졌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황병일 수석코치는 "좋아지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당분간은 홈경기가 있는 날 지금과 같은 훈련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베테랑 유격수 덕에 선수 본인은 물론 코칭스태프까지 바빠졌다. 하지만 kt 센터라인의 중심이 서는 효과가 있으니 이 바쁜 건 일도 아니다. 더욱 건실해진 박기혁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것도 kt 아구를 보는 새로운 맛이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