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탯(기록)'의 스포츠 야구에선 자랑하고 싶지 않은 것들이 많다. 평균자책점 1위가 있는가 하면 꼴찌도 있기 마련이다. 또 최다패, 최다 피홈런, 최다 볼넷 등 손가락에 다 꼽지 못할 정도로 '낯부끄러운 1등'들이 있다.
그렇다고 이런 최하위들이 의미가 없는 건 아니다. 아직 2015시즌은 팀별로 80경기 이상 남았다. 얼마든지 지금의 부진을 반성의 기회로 삼아 마지막에 웃을 수 있다.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로 삼으면 된다. 투수 부문별 '숨기고 싶은 1'위를 살펴봤다. LG 외국인 선발 루카스가 3개 부문(볼넷, 사구, 이닝당 출루허용률)에서 '나쁜' 1위로 나타났다.
▶평균자책점 최하위=마야(두산)
마야의 평균자책점은 무려 8.53.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 투수 23명 중 가장 수치가 높다. 12경기에서 2승5패. 마야는 지난 4월 9일 넥센전에서 노히트노런의 대기록을 수립한 후 무승(5패) 행진 중이다. 불운했던 경기도 있지만 제구력 난조가 가장 큰 문제다.
▶최다패=옥스프링(kt)
7패. 옥스프링은 이번 시즌 12경기에 선발 등판 3승7패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4.52로 아주 나쁜 편은 아니다. 승운이 따르지 못한 측면이 강하다. 아무래도 팀 전력이 약한 kt의 선발 투수라는 게 최다패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최다 피홈런=장원삼(삼성)
14개. 장원삼은 구위가 아닌 제구력을 앞세우는 선발 투수다. 그런데 이번 시즌엔 제구가 생각 처럼 날카롭지 못하다. 공이 스트라이크존에 몰리면서 힘과 기술이 좋아진 타자들에게 먹잇감이 되고 있다.
▶최다 볼넷=루카스(LG)
44개. 루카스가 67이닝 동안 허용한 볼넷수다. 루카스는 뛰어난 구위에 비해 제구가 들쭉날쭉했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컨트롤이 더 흔들리면서 위기를 자초해 자멸하는 경기가 많았다. 투구수도 자연스럽게 많아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최다 사구=루카스 한현희(넥센)
11개. 루카스는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제구가 흔들리면서 사구가 많았다. 몸쪽으로 바짝 붙이는 과정에서 원하는 곳에 공을 집어넣지 못했다. 올해 첫 선발에 도전하고 있는 사이드암 한현희도 좀더 깊은 곳에 꽂아 넣고 싶었지만 맘대로 제구가 안 됐다.
▶최다 스틸 허용=밴헤켄(넥센) 험버(KIA)
11개. 좌완 에이스 밴헤켄과 우완 험버는 투구폼이 큰 편이다. 변화구 타이밍 때 도루 허용이 많았다.
▶폭투=시스코(퇴출)
kt가 지난달 퇴출한 시스코가 10개로 가장 많은 와일드피치를 기록했다. 2m가 넘는 장신의 시스코는 기복이 너무 심했고, 결국 조범현 감독은 시스코를 퇴출시켰다. 시스코는 변화구 제구가 문제였고, 릴리스포인트가 일정치 않았다. 시스코 다음으로는 LG 임지섭이 9개로 많았다.
▶보크=마야 피어밴드(넥센)
3개. 외국인 투수들이 KBO리그에서 애먹는 부분 중 하나가 보크다. 세계 어느 리그 보다 보크를 까다롭게 본다. 마야와 피어밴드가 억울하다고 생각하겠지만 KBO리그 심판 눈에는 애매한 움직임이 보크로 지적되고 있다.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루카스
1.72. 루카스의 여러 지표 중 가장 나쁜 게 바로 이것이다. 타자의 출루를 너무 쉽게 자주 허용하고 있다. 볼넷과 사구가 많은 루카스에겐 WHIP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리그 전체 평균 WHIP는 1.33이다. 가장 낮은 WHIP은 해커(NC)로 1.08이다. 대개 WHIP이 1.20이하일 때 A급 투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블론세이브=윤명준(두산)
5번. 윤명준은 이번 시즌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시즌 초반 마무리 역할을 했다. 노경은의 갑작스런 부상 때문이었다. 클로저 경험이 없는 윤명준은 과감하게 공격적으로 승부를 했지만 타자들을 이겨내지 못했고 승리를 날려버렸다. 윤명준은 지금은 마무리가 아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