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교단을 지켜온 노(老) 교육자가 일상의 소소한 단상을 담은 시집을 내놓았다. 오삼표의 '그리움의 빛깔'(신아출판사)이다.
모두 4부로 나눠 94편의 단상을 담았다. 시의 형식을 빌렸으나 자신과 가족, 자연에 대한 사념이나 일상에서 겪은 에피소드 등을 마치 산문처럼 풀어놓았다.
'폭탄 세일, 무조건 오천 원'이 전봇대에 매달려 펄럭인다…/ 어느새 내 발걸음이 알아듣고/ 웅성거리는 틈새로 들어가더니/ 행여 놓칠세라 두어 개 들고 일어서는데/ 눈 쭉 찢어진 사나이가 '오만 원'이란다/ 나도 쭉 찢고 분노를 앞세워 다가가니/ 폭탄 장수 가판대만 '폭탄'이라고,/ 아, 이렇게 폭탄을 설치해도 되는 것인가…/ 조용히 분노를 다스리고/ 폭탄 두어 개 다시 골라/한들한들 국밥집 모퉁이 돌아오니/ 시장 보고 오던 아내도 비슷한 봉지 들었다/
일상적인 소재에 그리움과 기쁨과 슬픔, 웃음을 녹여냈다. 그것은 바로 작가의 인생이다.
작가는 "시인도 아닌 내가 늘 가슴에 담겨있던 이러저러한 생각을 늘그막에 더듬거리며 써냈다"고 말했다. 작가는 전주 출신으로 전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1963년부터 초·중·고교에서 교사로 재직했다. 전라고 교장으로 근무하다 퇴직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