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이닝만 잘 던져줬으면 좋겠다."
1군 데뷔와 함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던 찰리와 작별한 NC 김경문 감독이 새 외국인 투수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는 '6이닝'을 강조했다. 선발투수로서 최소한의 제 몫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김 감독은 대체 외국인 투수에 대해 "감독의 바람은 끝이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아무리 잘 했어도 팀과 융화되는 게 중요할 것이다. 동료들과 관계가 좋았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고 밝혔다.
사실 그가 진정으로 대체 선수에게 바라는 건 따로 있었다. 바로 이닝 소화력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6이닝을 막아줄 선발투수를 원했다.
김 감독은 "새로 오는 선수가 이닝을 많이 던져줬으면 좋겠다. 날이 더워지고 있는데 가면 갈수록 선발투수의 이닝소화력이 중요하다"며 "6이닝을 던져주면, 이기는 경기는 이기는 경기대로 3이닝을 막으면 된다. 하지만 선발이 5회 이전에 무너지면 답답해진다"고 말했다.
찰리를 퇴출시킨 가장 큰 이유기도 했다. 찰리는 올 시즌 12경기서 4승5패 평균자책점 5.74에 그쳤는데, 6이닝을 소화한 건 단 한 경기에 불과했다. 5회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강판된 것도 다섯 차례에 이른다.
덕분에 불펜진에 과부하가 크게 걸렸다. 김 감독은 "감독하면서 이렇게 불펜을 많이 쓴 건 처음이다"라며 혀를 내두른다. 고육지책 불펜야구를 타개하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실제로 지난해 NC는 선발투수의 투구이닝이 692⅓이닝으로 삼성(737⅓이닝)에 이어 최다 2위였다. 어느 팀보다 강력한 선발야구를 펼쳤다. 하지만 올해는 9일 현재 279⅔이닝으로 한화(255이닝) kt(278⅔이닝)에 이어 최소 3위다. 찰리를 비롯해 토종 에이스 이재학이 시즌 초반 난조를 보이는 등 선발투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새 외국인 투수가 6이닝을 던져주면서 불펜투수들이 조금은 쉴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 해커는 지금 자기 역할을 해주고 있지 않나. 벤치에서 계산이 선다"며 이닝 소화력이 있는 외국인 선발투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