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미네이터' 차두리(35·FC서울)가 '심스타' 심서연(26·이천대교)을 응원하고 나섰다.
심서연은 여자축구캐나다월드컵 대표팀 수비수다. 센터백, 오른쪽 측면 수비, 수비형 미드필더 등 두루 보는 윤덕여호의 멀티 수비자원이다. 일반 팬들 사이엔 '얼짱 선수'로 인기 높지만, 축구 팬들 사이엔 터프하고 강인한 플레이로 이름 높다. 지난 3월 키프러스컵에서 왼발목 인대가 파열됐다. 평생 꿈꿔왔던 월드컵 무대를 눈앞에 두고 닥친 시련이었다. 그래도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한달 넘게 치열한 재활과 치료, 개인훈련을 이어가며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이를 악물고, 생애 최고의 순간, 캐나다월드컵 도전을 준비했다. 월드컵 출정식을 앞두고 대한축구협회 자체 설문 '이 사람의 응원을 받으면 한골 넣을 수 있을 것같은 이상형은?'이란 질문에 심서연은 거침없이 '차두리'의 이름를 써넣었다. '응원을 받으면 힘이 번쩍 날 것같다'고 썼다.
인천아시안게임 직후 만난 여자축구대표팀 지소연, 조소현, 임선주 등 후배들은 심서연의 별명을 묻는 질문에 망설임없이 '여자 차두리'라고 답했다. 세월을 거스르는 강철 체력, 거침없는 오버래핑, 후배들의 귀감이 되는 '차미네미터'의 플레이스타일은 '강한 수비수' 심서연의 '로망'이다.
10일 오전 8시(한국시각) 캐나다여자월드컵 '강호' 브라질과의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앞두고, 차두리는 특유의 환한 미소로 여자축구 후배를 위한 동영상 응원 요청에 기꺼이 응했다. "안녕하세요, 심서연 선수"라며 다정한 인사를 건넸다. "캐나다여자월드컵 출전을 축하드리고요.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여자축구 빛낼 수 있도록 좋은 경기 보여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띄웠다. "수비수라고 들었는데 골을 먹지 않도록 수비 잘 이끌어주시고, 꼭 좋은 결과 얻어서 많은 국민들에게 기쁨을 전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같은 포지션을 소화하는 수비수로서의 책임감과 태극마크의 자부심을 강조했다. "심서연 선수 그리고 여자축구대표팀 파이팅합시다!" 주먹을 불끈 쥐는 파이팅 포즈, 따뜻한 메시지로 영상 응원을 마무리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10일 브라질과의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시작으로 14일 코스타리카, 18일 스페인과 맞붙는다. 첫 경기, 브라질전을 앞두고 심서연은 "브라질이 강한 팀이지만 축구는 붙어봐야 아는 것 아니냐. 한번 제대로 붙어보고 싶다"고 했었다. 그라운드 밖에서 어여쁜 그녀는 그라운드 안에선 투사다. 발롱도르 5회 수상에 빛나는 '브라질 레전드' 마르타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눈빛을 빛냈다. "(지)소연이도 마르타에 밀리지 않을 만큼 실력 있는 선수다. 내가 뒤에서 든든하게 막아줘야 (지)소연이를 비롯한 우리 공격수들이 골을 넣을 수 있다."
'차미네이터' 선배의 전폭적인 응원을 받은 '여자 차두리' 심서연의 첫 월드컵 활약에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