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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공포에도 당장 야구를 중단하면 안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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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메르스 공포가 뒤덮고 있다. 메르스 확진 환자수가 늘어나고 있고 사망자도 발생하면서 메르스가 여전히 확산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7일까지 확진환자 64명에 사망자 5명이 발생했다. 해외 관광객의 감소가 확연히 눈에 띄고 있는데다 주말임에도 쇼핑센터나 관광지 등이 예전 주말과 비교해 한산한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은 분명이 높아지고 있다. 다수의 사람이 몰리는 프로야구 경기장에도 메르스 여파는 불어닥쳤다.

지난 6일은 관중이 가장 많이 몰리는 토요일에 현충일로 공휴일이었지만 이날 열린 5경기서 총관중수가 5만7524명에 그쳤다. 부산(롯데-KIA·1만8109명)과 잠실(LG-SK·1만2301명)은 2만명 이상 올 수도 있는 곳이었지만 기대만큼의 관중이 오지 않았다. 평일에도 매진을 기록하던 대전구장도 8402명에 그쳤다. 아직 메르스 발병자가 없는 창원의 경우만 1만1000명의 매진을 기록했다. 팬들은 물론 선수들 사이에서도 리그 중단에 대한 목소리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KBO는 아직 중단에 대한 얘기는 전혀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프로야구가 열린 82년 이후 국제대회 등을 제외하고는 리그가 일주일 이상 중단된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KBO리그 경기에 많은 팬들이 몰리기 때문에 전염의 위험이 있어 중단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리그 중단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일이다.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인 프로야구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프로야구가 사회에 미칠 파급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아직 메르스에 대해 위기단계를 '주의'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7일 언론브리핑에서 "지금까지 발생한 환자는 100% 병원 내 감염이며 지역사회 확산은 아니라는 것이 현재까지의 결론"이라며 격상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야구장은 비록 많은 인원이 찾는 곳이긴 하지만 밀폐된 공간이 아니다. 일반적인 야외나 마찬가지다. 사람이 많으니 야외 놀이공원정도라고 볼 수도 있을 듯. 수만명이 찾는 놀이공원도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실내에 있는 대형 마트 등 쇼핑센터도 전혀 문을 닫지 않고 있다. 지하철 역시 아무런 문제없이 정상적으로 운행되고 있다. 아직 병원 외부에서의 전염 사례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결국 야구장이 문을 닫아야할 정도라면 사실상 일반적인 생활도 힘들다는 뜻이 된다.

정부가 여전히 위기 단계를 높이지 않고 있는데 KBO리그가 섣불리 중단을 발표하는 것은 곧 정부에 대한 불신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나마 정부의 발표를 믿고 있던 국민들에게 큰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지금의 불안한 감정에 기름을 붓게되는 격이다.

게다가 리그 중단이 말로는 쉽지만 실제로는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예전 국제대회 출전을 이유로 중단할 땐 중단 시기가 명확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중단을 하더라도 언제까지 중단하는 지 알 수가 없다. 재개 시기는 결국 정부가 안전하다는 발표에 맞출 수밖에 없다. 재개 시기를 정부 발표레 따른다면 결국은 중단 시기도 정부의 확답이 필요하다.

물론 최악의 상황은 준비하고 있다. KBO 양해영 사무총장은 "상황에 따라 어떻게 대처할 지에 대해선 충분히 준비가 돼 있는 상태다. 심각해지는 단계에 따라 무관중 경기나 리그 중단도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고려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현재 국민들의 불안감이 관중 감소로 이어지고 있지만 이는 팀들이 감당해야할 몫이다. 관중이 안온다고, 불안해한다는 이유만으로는 리그를 중단시킬 수 없다. 지금은 야구장 내 위생을 철저히 하고 메르스 예방법에 대해 안내를 하는 등 팬들이 조금이라도 안심하고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구단이 더욱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물론 선수단과 프로야구 종사자들 스스로 메르스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