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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인] '패션왕' 한중 합작 이끈 이상수 CP, "K-패션, 지금 이 순간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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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양국의 디자이너와 셀렙이 2인1조를 이뤄 각국 3팀, 총 6팀이 서바이벌을 벌이는 포맷의 SBS 플러스 '패션왕-비밀의 상자'는 한류에 있어 패션의 중요성을 간파한 이라면 탐이 나는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

프로그램의 시작은 이상수 CP였다. 스스로는 패션의 문외한이라고 말하지만, 그와 패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10년 넘게 SBS '슈퍼모델 선발대회'를 총괄해왔고, 모델들의 서바이벌 오디션 '아임 슈퍼모델'을 기획한 것은 물론, '패션왕-비밀의 상자' 이전에 '패션왕 코리아'를 기획해 진두지휘했다. 패션에 대한 애정은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패션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애착은 있죠. 특히 돌아가신 앙드레 김 선생님에 대한 향수가 있어요. 패션 문외한으로서 그의 디자인을 평가할 마음은 없고, 또 평가할 수도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그의 마케팅 능력은 굉장히 높게 평가합니다. 그가 떠난지 한참 지났지만 여전히 앙드레 김 만큼 한국을 대표할 만한 디자이너는 부재하지 않나요. '패션왕'의 시작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패션계에 잔뼈가 굵은 그의 눈에 이미 한국에는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만큼의 퀄리티를 내놓는 디자이너들이 많았다. 문제는 마케팅! 스스로를 브랜딩하고 세일즈로까지 연결시킬 만한 능력의 부재가 이들의 재능을 썩히는 것이 안타까웠다. 결국 스스로 나서보고자 했다.

"K-POP을 중심으로 한 한류가 세계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지금, 패션과 K-POP을 결부시키면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 생각했어요. 또 이미 자리를 잘 잡은 원로 디자이너들 보다는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죠. '패션왕' 시즌 1에서는 선생님 세대들도 함께 참여했지만, 점점 신진 디자이너 위주로 작업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죠."

패션에 대한 애착이 사명감으로 이어졌나보다. 그렇게 이상수 CP의 머릿 속에서 시작된 '패션왕' 프로젝트는 한류를 타고 중국과의 협력으로도 이어지게 된다. SBS를 방문한 중국 측에서 '패션왕'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던 것이다.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협업을 진행할 의사를 보여왔기에 이 CP는 회사를 설득해 개인 휴가까지 내 중국으로 건너갔다. 지금 이 순간, 중국에서 통할 만한 패션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중국 측은 상당히 우호적이었다. 결국 '패션왕 코리아'는 한중 양국 디자이너들과 셀렙이 출연하고, SBS와 중국의 뉴미디어 채널인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쿠 투도우 그룹과의 협업 속에 탄생된 '패션왕-비밀의 상자'로 확장되기에 이른다. 중국 내에서의 성과는 주목할 만하다. 지난 4일 오후 6시 기준 총 조회수 7304만9314명을 기록했다. 성별로는 남녀 각각 48.4%와 51.6%로 고르게 '패션왕-비밀의 상자'를 찾아봤다. .

대륙을 사로잡은 '패션왕-비밀의 상자' 호에 탑승한 행운의 출연진은 누구일까? 한국에서는 김종국-정두영 디자이너, 유인나-고태용 디자이너, 이정신-곽현주 디자이너이 합류했다. 중국에서는 장량-장츠 디자이너, 류옌-왕위타오 디자이너, 우커췬-란위 디자이너가 출연 중이다. 중국 디자이너와 셀렙의 선발은 중국 측의 의견을 100% 수용했다. "신기하게도 의도한 것도 아닌데 대결구도가 잡히더군요. 김종국-정두용과 장량-장츠, 유인나-고태용과 류옌-왕위타오, 이정신-곽현주와 우커췬-란위 간의 대결구도가 자리잡으면서 볼거리들이 늘어났어요."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출연자들 간 소통은 어떻게 이뤄질까도 궁금해진다. 스튜디오 녹화분에서는 모든 출연자와 MC들이 인이어를 착용하고 있다. 촬영할 때, 실시간 동시통역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출연자 개인별로 동시통역사가 붙어야 하기에 20명 남짓의 통역 스태프가 동원됐다. "첫 녹화 때는 아무래도 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호흡이 척척 맞아 정해진 시간 안에 녹화가 모두 끝나요." 출연진과 제작진 사이 긴밀한 관계망이 형성됐다는 것. 어쩌면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성과다.

"서로에 대한 경험치가 쌓여간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장점이죠. 아무래도 서로간 소소한 감성의 차이라는 것은 존재할 수밖에 없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를 더 잘 알 수 있게 됐습니다. 누군가는 중국과의 합작에 대해, '우리 노하우만 빼앗기고 오는 것 아니냐'라는 지적을 하기도 하는데, 우리 역시도 중국을 많이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중국은 빠른 시간 안에 우리를 추월하게 될 것입니다. 시장과 자본의 힘이라는 것은 결코 무시할 것이 못돼죠. 그 때가 왔을 때, 중국과의 관계를 여전히 대등한 위치에서 설정할 수 있는 방법은 지금부터 촘촘한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것 아닐까요?"



배선영기자 sypo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