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식의 '불펜 투혼'이 한화 이글스를 살렸다. 한화가 kt 위즈에 역전승을 거두며 단독 5위로 치고 올라왔다.
한화는 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t와의 홈경기에서 6대4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시즌 29승(27패)째를 기록하며 리그 단독 5위가 됐다. 반면 kt는 전날에 이어 또 역전패를 당하면서 시즌 45패(12승)째를 당했다.
초반 기선은 kt쪽이 잡았다.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한화 선발 송은범을 1회부터 두들긴 것. 1사 후 하준호의 좌전안타를 시작으로 4연속 안타가 터지며 2점을 먼저 뽑았다. 송은범은 2회에도 1점을 내주며 결국 1⅔이닝 만에 6안타 3실점으로 무너져내렸다.
하지만 한화 타선이 분위기 반전을 이끌었다. 0-2로 뒤지던 1회말 김태균의 2타점 적시타에 이어 최진행의 내야 땅볼로 3점을 뽑아 역전에 성공했다. 송은범이 2회에 1점을 내줘 동점을 허용하자 김성근 감독은 송창식을 전격 투입했다. 결과적으로 최적의 투수교체였다. 송창식은 4이닝을 4안타(1홈런) 1실점으로 잘 막으며 팀에 역전 가능성을 제공했다.
한화는 송창식이 든든히 버텨준 덕분에 4-3으로 뒤진 6회말 역전에 성공했다. 벤치의 작전이 돋보였다. 선두타자 김회성의 우전안타 이후 조인성이 스리 번트로 타구를 굴렸다. 그런데 이 공을 잡은 kt 포수 장성우가 무리하게 선행주자를 잡으려 2루로 던졌다가 모든 주자를 살려주고 말았다. 송구는 정확했지만, 타이밍이 늦었다. 장성우의 판단미스.
이어 무사 1, 2루에서 한화 8번 신성현이 페이크번트 앤 슬래시, 기습 강공으로 좌전 안타를 만들었다. 김성근 감독은 초구 번트 파울, 2구째 볼이 나온 뒤 kt 내야진의 움직임을 간파했다. 주자의 진루를 막기 위한 '100% 수비'가 나올 것으로 보고 신성현에게 '번트를 기본으로 하고, 만약 수비가 움직이면 강공을 하라'는 사인을 낸 것. 신성현은 벤치의 지시를 100% 완수했다. kt 3루수가 달려들어오고 유격수가 3루쪽으로 이동하는 빈틈 사이로 정확히 타구를 밀어쳤다.
결국 이 장면에서 흐름이 완전히 한화 쪽으로 넘어왔다. 한화는 무사 만루 기회를 잡은 뒤 대타 이종환의 1루쪽 내야 안타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이용규가 인필드플라이로 물러났지만, 2번 강경학이 1사 만루에서 좌중간 외야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날려 전세를 뒤집었다.
승기를 잡은 한화는 7회 1사 후 윤규진(1⅔이닝 1안타 무실점)과 권 혁(1이닝 무안타 무실점)의 필승조를 차례로 올려 승기를 굳혔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