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은) 며칠 쉬었다가 가면 안되나요?(웃음)"
한국 여자 핸드볼 간판인 김온아(인천시청)는 올해 몸이 열개라도 모자를 지경이다.
올 초 아시아선수권을 마친 뒤 곧바로 2015년 SK핸드볼코리아리그에 돌입했다. 정규리그에 이어 챔피언결정전까지 잡으며 4년 만의 통합우승을 일궈냈다. 하지만 곧바로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 핸드볼 아시아지역 예선 준비를 위해 대표팀에 합류해야 하는 처지다. 6일 서울 방이동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시청과의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연장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한 뒤에도 표정은 담담했다. 올해 거쳐야 할 수많은 접전의 한 과정이었다.
김온아는 "사실 경기 내용이 그리 좋지 않아 후반 막판까지 마음이 무거웠다"고 털어놓았다. 이날 경기서 김온아는 후반 막판 서울시청 선수들과 신경전을 펼치다 2분간 퇴장을 당했다. 인천시청은 내리 2골을 내주며 20-23, 3골차까지 뒤지는 상황에 내몰렸다. 하지만 다시 코트로 돌아온 김온아의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간 뒤 연장전에서 류은희가 맹활약하면서 결국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온아는 "(퇴장을) 만회한다는 생각으로 코트에 들어섰는데 잘 맞아떨어졌다"며 "동료들이 집중해서 경기를 치러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뒤 김온아는 부상으로 두 차례 수술대에 오르며 기나긴 재활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올 시즌에는 같은 팀에서 활약 중인 동생 김선화와 또 다른 에이스인 류은희가 부상하며 인천시청을 홀로 이끌어 나아가는 입장이 됐다. 김온아는 "내 몸도 성치 않은 상황에서 팀에 다시 돌아오니 처음에는 막막하더라"면서 "예전에는 언니들이 시키는대로 경기를 하면 됐는데, 내가 끌고 가려니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선후배, 동료들이 모두 제 역할을 잘 해줬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온아는 "사실 올해가 많이 바쁘다. 중요한 대회들이 많다"면서 "감독님(임영철 여자 대표팀 감독)에겐 며칠 쉬었다가 대표팀에 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웃음). 부상 없이 대회를 잘 치러 유니버시아드 금메달, 올림픽 출전권 모두 잡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