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양손 투수' 팻 벤디트(30)가 빅리그 데뷔전을 가졌다.
벤디트는 6일(한국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경기에 7회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벤디트는 메이저리그에 20년만에 등장한 스위치 투수다. 양손으로 타격을 하는 스위치 히터는 많이 볼 수 있지만, 왼손과 오른손 모두 투구하는 스위치 투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진귀한 장면이다. 지난 1995년 그렉 해리스(당시 몬트리올 엑스포스) 이후 정확히 20년만에 빅리그에서 양손 투수를 보게 됐다.
오클랜드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마이너리그 트리플A 내시빌에서 뛰던 벤디트와 빅리그 계약을 맺었다. 2007년 뉴욕 양키스에 지명됐으나, 마이너리그에서만 8시즌을 보내고 뒤늦게 빅리거가 됐다. 오른손잡이였던 벤디트는 양손을 모두 쓰도록 한 부친의 영향으로 양손잡이가 됐다.
우투, 좌투 모두 사이드암 형태로 던지는 중간계투요원 벤디트는 마이너리그 통산 259경기서 417⅔이닝을 던져 18승22패 52세이브 평균자책점 2.37을 기록했다. 올 시즌 트리플A 성적은 17경기서 33이닝 1승 평균자책점 1.36. 우타자(2할8리)보다 좌타자(9푼5리)를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왼쪽에서 던지는 공이 더 위력적이었다는 말이다.
이날 2-4로 뒤진 7회 등판한 벤디트는 좌타자 브록 홀트를 맞아 왼손으로 공을 던졌다.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 끝에 1루수 앞 땅볼로 홀트를 잡은 벤디트는 곧바로 글러브를 오른손에서 왼손으로 바꿔 꼈다. 우타자 헨리 라미레즈를 상대로 오른손 투구를 하기 위함이었다.
라미레즈에게 2규만에 좌전안타를 허용한 벤디트는 우타자 마이크 나폴리를 초구에 2루수 앞 병살타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벤디트는 우타자 3명을 모두 범타로 잡아내며 인상적인 데뷔전을 마쳤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