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매미 울음소리 안들리나?"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이 2주전 했던 말이다. 삼성이 들쭉날쭉한 모습으로 두산, SK, NC 등과 힘겹게 1위 다툼을 하고 있을 때 류 감독은 "자주 가는 사우나에서 한 팬분이 '삼성은 매미가 울면 잘한다'고 하시더라. 빨리 매미가 울면 좋겠다"라고 했었다.
얼마전만해도 "예전같지 않다"는 말을 들었던 삼성이 언제 그랬냐는 듯 파죽지세로 달려가고 있다.
최근 6연승을 거두며 34승 20패로 당당 1위. 2위 그룹인 두산(29승21패)과 NC(30승22패)를 3게임차로 떨어뜨려 놨다.
이제까지 엇박자를 내던 투-타의 조화가 이뤄지면서 급격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일단 마운드가 안정적이다. 6연승을 하는 동안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은 겨우 2.50에 불과했다. 지난 5월 29∼31일 LG와의 잠실 3연전서는 겨우 5점만 내주는 완승을 거뒀고, 지난 2일 포항 롯데전서 7점을 내줬지만 3일과 4일엔 각각 1,2점으로 막아냈다.
선발진이 다시 힘을 내고 있다. 3일 롯데전서는 윤성환이 9이닝 완투승을 거두기도 했고, 차우찬은 29일 LG전서 8이닝, 4일 롯데전서 7이닝을 던지며 긴 이닝을 소화했다. 2일 장원삼만 아쉽게 5이닝을 채우지 못했을 뿐 나머지 경기서는 모두 선발이 6이닝 이상을 던졌다. 6경기서 선발진 평균자책점이 2.59로 1위.
평균자책점 2.19를 기록한 불펜진 역시 좋았다. 12⅓이닝 동안 단 3점만 내줬다.
타선 역시 활발했다. 6경기 팀타율이 무려 3할9리였다. 44점을 얻어 경기당 7.3점을 냈다. 특히 득점권에서 3할9푼3리의 높은 타율을 보였다. 그만큼 찬스에서 잘했다는 뜻이다. 홈런 9개에 도루도 6개를 기록하며 장타력과 기동력을 모두 갖춘 팀의 면모를 발휘했다.
6연승을 하는 동안 위기였던 지난 2일 롯데전서 4회까지 4점을 뒤졌으나 4회말 박한이의 스리런포 등으로 대거 5점을 얻어 단숨에 역전했고, 5회초 다시 1점을 줘 동점이 되자 5회말 곧바로 하위타선에서 연속 4안타가 터지며 2점을 뽑아 분위기를 다시 돌렸다. 8-7로 근소하게 앞서 추가점이 필요했던 8회말엔 타자 일순하며 5점을 뽑아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삼성의 힘을 보여준 경기였다.
이사이 이승엽의 400홈런까지 터지며 팀 분위기는 더욱 좋아졌다. 이번주말 NC 와의 3연전이 1위 독주 체제를 갖추느냐를 가늠할 듯. 삼성은 5일 클로이드가 선발로 나서고 로테이션상 6일엔 피가로, 7일엔 장원삼이 등판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