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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래터 회장 사퇴, 세계 축구계는 '환영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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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사퇴에 대해 세계 스포츠계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블래터 전 회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유럽축구연맹(UEFA) 및 유럽 축구 관계자들은 3일(한국시각) 사퇴 소식 이후 성명을 발표했다. 연임을 반대하며 블래터 전 회장에서 사퇴를 요구했던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은 "어렵고 용감한 결정이고, 올바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사퇴한 미카엘 판 프라흐 네덜란드 축구협회장과 포르투갈의 '축구 영웅' 루이스 피구는 각각 "매우 기쁜 소식이다", "마침내 변화가 왔다. 블래터의 연임이 확정된 날에도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렉 다이크 영국축구협회장장은 "블래터 회장이 잘한 일도 있지만 모든 것이 부정 속에서 진행된 것이고 그것은 오늘로 끝났다"는 입장을 밝혔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 위원장 역시 "블래터 회장의 결정을 존중한다. 이번 일이 축구계에서 필요한 개혁의 시발점이 되고 FIFA를 변화시키는 새로운 리더십으로 이어지기를 기원한다"며 사퇴 결정을 반겼다.

FIFA의 뇌물 혐의로 속앓이를 했던 스폰서 업체들도 환영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코카콜라는 "FIFA가 축구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후원 철회까지 고려했던 비자카드는 "신뢰 회복을 위한 의미있는 첫 걸음"이라고 밝혔다. 코카콜라와 비자카드는 FIFA에 연간 3000만달러(약 334억원)를 후원하고 있다.

반면 블래터의 5선 연임 지지 세력은 당혹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2018년 월드컵을 개최하는 러시아는 앞서 블래터 회장의 재선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사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블래터 회장의 재선을 막기 위한 미국의 시도"라며 미국의 수사에 비난의 날을 세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논평을 거부했다. 러시아 체육부 장관이자 FIFA 집행위원인 비탈리 무트코는 "예상치 못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블래터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축구황제' 펠레는 다시 한번 '펠레의 저주'로 세간의 관심을 받게 됐다. 펠레는 2일 블래터 회장의 5선을 축하했다. 쿠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블래터는 25년간 FIFA를 위해서 헌신했다. 이런 경험을 가진 사람이 회장을 맡아야 했다. 그의 5선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터뷰 하루 뒤, 블래터 회장이 전격 사임했다. 월드컵에서 펠레가 우승 후보로 지목하는 팀이 대부분 조기 탈락해 유명해진 '펠레의 저주'가 이번에는 블래터 회장을 향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