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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운에게서 로이스터의 기운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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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운에게서 로이스터의 기운이 느껴진다." 이성득 KNN 해설위원(62)의 말이다. 이 위원은 롯데팬이라면 다 아는 사람이다. 18년째 롯데 자이언츠의 전경기를 TV, 또는 라디오로 해설하고 있다. 매일 경기전 롯데 덕아웃에는 어김없이 이 위원이 있다. 멀찌감치 서서 선수들과 눈인사를 하고 몸상태도 체크한다. 롯데 코치를 역임하기도 했던 이 위원은 "이종운 감독은 쉬운 사람이 아니다. 선수들과의 관계에서 밀당을 무척 잘하는 지도자다. 로이스터 감독과 흡사한 면이 많다"고 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2008년부터 3년간 롯데를 맡았다. 만년 하위팀이었던 롯데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부산팬들에게 가을야구를 선물했던 지도자다. 긍정적인 마인드와 파이팅 넘치는 모습, 선수들과의 교감, 철저한 실력위주의 리더십을 선보였다. 이종운 감독도 "로이스터 감독의 파이팅 넘치는 리더십과 김경문 NC 감독의 차가운 카리스마를 함께 갖고 싶다"고 지도자 이상형을 말한 적이 있다.

롯데 선수 출신인 이 감독은 선수들과 일정거리를 유지하지만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다가서려 끊임없이 노력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음의 벽을 허물어 선수들의 마음을 홀가분하게 만들어준다는 얘기도 들린다. 형님같은 이미지지만 선수기용은 매섭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손아섭이다. 롯데의 3번자리는 손아섭의 지정석이었다. 올시즌 초반 손아섭은 타격부진을 겪었다. 차츰 컨디션이 올라왔지만 손아섭보다는 황재균이 주로 3번으로 나선다. 부상여파도 있지만 지금은 황재균의 방망이가 훨씬 뜨겁기 때문이다. 손아섭은 상하위 타선을 옮겨 다니고 있다. 이 위원은 "예전 같았으면 방망이를 휘두를 수만 있다면 손아섭에게 다시 3번 자리를 맡겼을 것이다. 물론 그만큼 손아섭이 잘해줬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를 통해 성과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하다는 이 감독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이래야 다른 선수들이 기용에 대해 불만이 덜하다"라고 말했다.

롯데는 2일 현재 28승25패로 선두 삼성에 4.5게임차 뒤진 6위(5위 SK와는 승차 없음)다. 아직은 시즌 반환점도 돌지않은 시점. 하지만 롯데는 지난해와는 확 달라진 모습이다. 롯데는 최근까지 6차례 위닝시리즈를 이어갔다. 파죽지세 연승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연패에 빠지지도 않았다. 여전히 불펜진이 미덥지 못하지만 시즌 초반보다는 다소 나아졌다. 타선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폭발력이다. 로이스터 감독 시절 부산 사직구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노래방'으로 통했다. 그만큼 팬들의 열기가 뜨거웠다. 떠났던 부산팬들이 야구장으로 속속 돌아오면 '고교야구 감독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늘 달고 다니는 이종운 감독의 리더십도 재평가를 받을 것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