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가 부진한 에이스 찰리를 2군으로 내려보냈다. 1군 복귀 시점은 정해진 바 없다.
NC는 3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 앞서 전날 선발등판한 투수 찰리를 2군으로 내려보내고, 우완 언더핸드스로 박진우를 1군에 등록시켰다. 찰리는 전날 4이닝 5실점(4자책)으로 부진했다. 올 시즌 12경기서 4승5패 평균자책점 5.74에 그치고 있다.
경기 전 NC 김경문 감독은 "본인이 열심히 한 부분이 있으니 감독도 말 없이 참고 기다려줬다. 에이스 대우를 해주면서 이렇게 왔다. 그런데 나아지겠지 했는데 벌써 5월이 다 지났다"며 "우리 토종 에이스 이재학도 내려 가는 상황이다. 가기 전까진 기다려줬어도 올라오는 데는 기약이 없다"고 밝혔다.
구위 저하가 가장 큰 문제다. 김 감독은 "찰리의 장점은 145㎞ 이상의 직구를 던지면서 체인지업 등 변화구가 뒷받침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직구 구속이 138~140㎞에 머물고 있으니, 타자들 입장에선 두렵지가 않다. 힘 없고 컨트롤 없는 변화구는 크게 맞는다. 다른 투수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이어 "찰리는 우리 팀 에이스다. 그 정도 성적이면 안 된다. 외국인 선수는 상대를 끌고 가야 한다. 같이 경기하는 야수들이 느끼는 차이가 크다"라고 덧붙였다.
오히려 찰리에 이어 두 번째 외국인 투수 역할을 맡고 있는 해커가 올 시즌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커는 10경기서 6승1패 평균자책점 2.80으로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몸값도 찰리(80만달러)에 비해 낮은 50만달러다. 김 감독은 "결과적으로 해커가 계약에 아쉬움이 있어서 그런지, 단단히 마음을 먹고 잘 던지고 있다. 찰리도 작년보다 열심히 했다. 그래서 감독이 두 달 동안 참았다. 이제는 내용이 중요하다. 5이닝도 못 던지고, 점수를 그 정도 줄 바에는 우리 투수들을 쓰는 게 낫다"고 했다.
외국인 선수 한 명을 2군으로 내려보내는 건 통역 직원까지 보내야 하는 등 이중고가 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찰리에게 가차 없이 2군행을 지시했다. 김 감독의 강한 어조에서 찰리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주려는 듯한 모습이 느껴졌다.
광주=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