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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전 대포알 슈팅,1994년생 공격수 이금민'패기 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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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미국 뉴저지, 레드불 아레나에서 펼쳐진 대한민국과 미국의 여자축구 평가전 후반 인저리 타임, 이금민(서울시청)이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으로 쇄도하며 회심의 대포알 슈팅을 날렸다. '미국의 백전노장' 솔로 골키퍼가 가까스로 볼을 막아내는 순간, 아찔한 탄성이 흘러나왔다. 2만6000여 명이 꽉 들어찬 미국 여자축구 팬들의 간담을 서늘케 한 순간이었다. 미국여자대표팀의 캐나다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이날 경기에서 '윤덕여호' 선수들의 투지는 놀라웠다. FIFA랭킹 2위, 월드컵 2회, 올림픽 3회 우승에 빛나는 '세계 최강' 미국의 안방에서 밀리지 않는 투혼과 단단한 조직력으로 맞섰다. '막내' 이금민의 파이널 슈팅은 '세계 최강' 미국전, 12년만의 월드컵 본선에 임하는 태극낭자들의 당당한 패기와 자신감을 대표하는 명장면이었다.



1994년생 이금민은 윤덕여호의 막내 공격수다. 여민지, 이소담, 신담영 등과 2010년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2년전 정성천 감독(현 여자대표팀 코치)이 이끌던 20세 이하 대표팀에서도 장슬기, 최유리 등과 함께 에이스의 몫을 톡톡히 했다. 캐나다에서 열린 FIFA 20세 이하 월드컵 조별예선 멕시코전에서 과감한 슈팅으로 1골1도움을 기록하며 8강행을 이끌었다. 201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 아시아선수권에서도 무패우승했다. 2013년 키프러스컵 조별리그 남아공전에서 A매치 데뷔전, 데뷔골을 기록했다. 윤덕여 감독 아래서 A매치 6경기를 뛰었다. 지난해 울산과학대의 춘계여자축구연맹전 우승을 이끌고,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던 이금민은 지난해 WK리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서울시청 유니폼을 입었다. 연령별 대표팀, 소속팀에서 꾸준하고 성실하게 성장세를 이어온 윤덕여호의 '히든카드'다.

캐나다여자월드컵을 앞두고 5월 초 파주NFC에서 실시한 '요요테스트'에서 이금민은 동기 이소담과 함께 마지막 순간까지 남았다. 60회 가까운 셔틀런을 거뜬히 소화하는 왕체력을 과시했다.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펼쳐진 출정식에서는 등장부터 남달랐다. 무대에 다리를 뻗고 앉아 섹시한 '반전' 포즈를 선보이더니, 선배 권하늘과 함께 거침없는 '위아래' 코믹 댄스로 좌중을 압도했다.

어리지만 이기는 습관이 몸에 익었다. 고등학교 때 이미 세계 정상을 경험했다. 웬만한 무대에선 주눅들지 않고 존재감을 드러내는, 패기만만한 강심장이다. 미국 여자축구대표팀은 이날 경기 직후 SNS에 이금민의 마지막 슈팅을 막아내는 솔로 골키퍼의 동영상을 올렸다. 그만큼 이금민의 슈팅이 위협적이었다는 반증이다.

전가을 조소현 김도연 유영아 등 경험많은 '88라인'의 경험, 지소연 김혜리 임선주 등 믿음직한 '90라인' , 그리고 이금민 이소담 신담영 등 패기만만한 막내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의 전력은 역대 최강이다. 내달 7일 개막하는 캐나다여자월드컵이 설레는 이유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