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의 캐나다여자월드컵에 도전하는 윤덕여호가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2위 강호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선전했다.
한국 여자대표팀은 31일(한국시각) 미국 뉴저지 레드불 아레나에서 펼쳐진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0대0으로 비겼다. 역대전적 8전 1무7패, 지난 2013년 6월 2차례 평가전에서 1대4, 0대5로 대패했던 강호 미국과의 2년만의 리턴매치, 태극낭자들은 달라졌다. 체격, 체력, 기술에서 한수위인 미국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경기를 펼쳤다. FIFA여자월드컵에서 1991년, 1999년 우승 2회, 2011년 준우승, 올림픽에서 1996년, 2004년, 2008년 우승 3회에 빛나는 세계 최강 미국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투지로 맞섰다.
이날 윤덕여호 선수들은 전력노출을 막기 위해 가짜번호를 달고 나섰다. 지소연은 10번 대신 7번을 달고 나섰다. 김정미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김혜리 심서연 김도연 김수연이 포백라인에 섰다. 권하늘 조소현이 미드필더로 공격라인에는 박희영 지소연 강유미 유영아가 나섰다. 미국은 A매치 242경기 출전, 3번의 월드컵에서 13골을 터뜨린 레전드 애비 웜바크를 비롯해 시드니 르루, 칼리 로이드 등 베스트 멤버를 내세웠다 .
전반 16분 왼쪽 측면으로 쇄도하던 박희영이 상대 수비 크리거와 충돌후 어깨를 잡고 넘어졌다. 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정설빈이 투입됐다. 지소연이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권하늘, 유영아 등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주며 공격을 이끌었다. 세계 최강 미국 공격라인에 강력한 압박으로 맞섰다.
전반 25분 이후 미국의 공세가 거세졌다. 전반 27분 문전에서 수비라인이 벗겨지며 실점 위기를 맞았다. 르루의 왼발 슈팅이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전반 32분 웜바크의 패스를 이어받은 로이드의 슈팅을 김혜리가 영리한 태클로 저지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센터백 황보람을 투입하며 김도연, 심서연 3명의 스리백, 3-5-2 시스템을 실험했다. 브라질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염두에 뒀다 후반 휘슬과 함께 지소연이 오른쪽 발목을 잡고 넘어졌다. 상대 수비수에게 발목을 밟혔다. 아찔한 순간이었다.센터백 심서연이 벤치를 향해 동그라미를 그렸다. 투혼은 이어졌다. 전반 4분, 전반 17분 르루의 날카로운 슈팅을 골키퍼 김정미가 잇달아 펀칭으로 막아냈다. 윤덕여 감독은 후반 19분 정설빈 대신 전가을이 투입했다.
2년전 한국을 상대로 전반에만 4골을 몰아쳤던 레전드 웜바크는 이날 골맛을 보지 못한 채 후반 15분 에이미 로드리게스와 교체됐다. 후반 24분 유영아 대신 1994년생 막내 이금민이 그라운드에 들어섰다. 후반 26분 로드리게스를 겨냥한 르루의 패스를 황보람이 걷어냈다. '투사' 조소현이 스리백과 중원이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윤덕여 감독은 후반 37분 지소연 대신 이소담, 후반 40분 강유미 대신 박은선을 투입하며 공격라인 전원을 체크했다. 한국이 후반 막판 미국의 거센 공세를 이겨내며, 결국 0대0으로 비겼다. 2008년 0대0 무승부 이후 연패했던 한국이 7년만에 대등한 경기력으로 값진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한국은 캐나다여자월드컵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의미있는 평가전을 치렀다. 2010년 20세 이하 월드컵 3위, 17세 이하 월드컵 우승을 이끈 대한민국 여자축구 '황금세대'답게 주눅들지 않았다. 당당하고 끈질겼다. 점유율에서도 47대53로 크게 밀리지 않았다. 수비력, 조직력, 체력에서 상당히 발전된 모습을 보이며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FIFA랭킹 7위 브라질과의 조별리그 1차전 선전을 기대하게 했다. 월드컵 사상 첫승, 첫 16강의 꿈이 영글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