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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소리 프로그램'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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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어린이병원(원장 한상원)이 최근 고기능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을 위한 사회성 증진 프로그램인 소리(SOcial Relationship Improvement, SORI)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에 들어갔다.

고기능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지능, 언어능력, 사회기술 등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게 발달된 자폐 스펙트럼 장애다.

소리 프로그램은 정서를 인식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며, 사회적 관계를 향상시키는데 필요한 의사소통과 또래 관계 기술 등을 익히는데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이론 교육과 함께 역할극을 통해 고기능 자폐스펙트럼 장애 아동이 다양한 사회적 상황에서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감독(monitoring)하도록 돕는다. 특히, 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육도 지원해 집에서도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심리치료실에서 2013년부터 2014년까지 고기능자폐 스펙트럼 장애 초등학생(고학년 3명, 저학년 5명)을 대상으로 13주간(주 1회) 소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고학년 아동의 경우 프로그램 이전에 사회적 인지 점수와 사회적 의사소통 점수가 각각 81점과 90점에서 프로그램 참여 후 각각 62점과 78점으로 좋아졌다. 저학년 아동은 사회적 의사소통 점수는 94점에서 82.4점으로 낮아졌다.

사회적 인지 능력은 농담을 이해하거나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알아채는 것과 같이 사회적 상황에서 파악된 단서를 맥락에 맞게 해석하는 능력이다. 사회적 의사소통 능력은 다른 사람과 양방향적으로 감정을 나누며 대화하는 능력을 말한다. 점수가 높을수록 자폐적 성향이 강하다는 의미다.

실제 초등학교 2학년 최민준(가명)의 경우 소리 프로그램 시행 전 친구들에게 관심이 없고 놀림을 당해도 기분 나쁜 표현을 하지 않고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수업 시간에 멍하니 딴 짓을 하는 시간이 많았다. 하지만 소리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은 뒤 친구들이 놀릴 때 "하지마"라며 언어적인 자기표현이 늘었다. 친구들 앞에게 이상한 표정을 짓는 횟수가 줄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사회적 의사소통 능력이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

소리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도입됨에 따라 민준이와 같은 고기능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의 사회 적응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프로그램 책임자인 송동호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교수는 "사회적 관계, 친구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명확히 표현하고, 또래 아이들과의 관계형성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