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 감독의 지인 둘이 불법 스포츠 도박 자금을 마련하려고 전창진 감독의 이름을 판 것이다."
프로농구 승부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전창진 KGC 감독 측이 입을 열었다. 전 감독의 변호인인 이정원 변호사는 26일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전창진 감독을 따르는 후배 A, B씨가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하고,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전 감독 이름을 판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전 감독의 지인 A, B씨가 불법 도박에 베팅한 금액이 9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거액의 빚을 졌고, 빚을 갚기 위해 또다시 불법 도박을 하면서 '감독이 베팅할 경기를 알려준다'며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렸다. 이 과정에서 전 감독에게는 '사업자금을 빌린다'고 말하고, 사채업자에게는 '베팅' 얘기를 꺼냈다"고 해명했다.
전 감독이 사채업자를 만나 돈을 빌린 것은 맞다는 것. 하지만 전 감독은 중간에서 '승부조작' 얘기가 오가는 것은 전혀 몰랐고, A씨와 B씨가 직접 대출을 받는 게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자신의 이름으로 돈을 대신 빌렸다는 주장이다.
변호인 측은 전 감독이 승부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2월 20일 SK-kt전에서 A, B씨가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후 또다른 경기에 베팅하면서 수익을 모두 잃었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전 감독은 시끄러워지는 게 싫어 빚도 대신 다 갚아줬다. 이들을 사기로 고소할까도 고민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주 A씨와 B씨가 긴급체포되면서 갑자기 승부조작 문제로 불거졌다. 사채업자의 주장으로 경찰 수사가 진행돼 대응을 준비하는 와중에 언론 보도가 나왔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경찰이 가진 증거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차용증은 앞서 언급한대로 전 감독의 이름으로 빌린 것이 맞고, 사채업자가 보유하고 있는 녹취록은 전 감독이 아니라, A, B씨와의 통화 내용이라는 것이다.
전 감독은 지난 21일 A씨와 B씨가 긴급체포된 뒤, 변호인을 선임해 대응을 준비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경찰 측에서 소환 일정은 잡지 않았고, 변호인과 대응을 준비중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