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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헬스칼럼] 거꾸로 잘 먹고 운동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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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에게 살을 빼러 오는 환자들은 대부분 먹는 것을 줄이고, 운동을 늘리는 다이어트에 실패를 반복했던 분들이다. 단순히 생각하면 살이 빠질 것 같은 즉 '먹는 것은 줄이고 운동은 열심히 하는 방법'은 이들에게 실패하는 것일까? 먹는 것을 줄이고 운동을 열심히 하라는 처방은 2000년 전 히포크라테스도 했던 처방이다. 하지만 대부분 실패하고 반복되는 요요로 고민에 빠진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을까? 무언가 잘못된 건 아닐까?

지금껏 살을 빼려고 노력했는데 아직 빠지지 않았고 오히려 늘었다면 당신이 지금껏 해왔던 방식은 틀렸을 수 있다. 밥을 줄이고 운동을 열심히 하면 일시적으로 빠지는 것 같지만 언제까지 밥을 줄이고 운동을 열심히 할 수 있을까? 강력한 의지가 바닥을 드러내는 순간 밥은 더 먹게 되고 짜증만 나게 했던 운동을 포기하게 되면 요요라는 악질이 찾아오게 된다.

얼핏 생각해보면 많이 먹어서 살이 찌는 것 같다. 그렇다 보니 다이어트를 원하는 사람에게 주변에선 '고기를 먹지 마라.', '저녁을 굶어라.', '1일 1식해라', '운동을 1시간씩 해라.' 등등의 충고를 해준다. 하지만 필자는 "고기를 많이 먹어라", "절대 굶지 마라", "살 빼려면 운동은 20분미만으로 해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은 살을 빼기 위해선 독하게 덜 먹고 운동해야 하는 줄 안다. 만일 당신이 독한 다이어트를 권하는 사람을 만나거든 "당신이 먼저 해보세요. 성공하고 유지하게 되면 그때 제가 할게요!"라고 말해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머리로만, 즉 생각으로 한다. 하지만 몸이 반응하는 것은 생각과 다르다. 덜 먹게 되거나 운동을 늘리면 지방을 분해하기보다는 몸에서는 지방을 더 잡아두려고 한다. 생각과 다르고 보는 것과는 다르다. 하늘을 보라. 우리가 보기에는 태양이 열심히 지구를 돌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과 같다.

그동안 그렇게 반복적으로 실패를 했다면 그 방법을 거꾸로 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생각했던 양보다는 더 먹어도 된다. 그리고 생각한 운동량보다는 줄여라. 사실 운동으로 살을 빼기보다는 적은 운동으로 삶의 기쁨을 느껴 식욕조절에 도움을 받는 것이 체중감량에는 더 쉽다. 수능을 잘 보고 싶다고 3월부터 밤새워 공부하다가는 제대로 망가진다. 다이어트도 수능이랑 마찬가지다. 내일 시험 볼 때 밤을 새우는 것이 가능한 것처럼 내일까지 체중을 감량해야 한다면 독하게 하면 되지만 유지할 생각이라면 평생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해야 가능하다. 그렇기에 잘 먹고 운동을 좀 줄여주는 것이 좋다. 결국 다이어트를 하려고 했던 양보다는 좀 더 잘 챙겨 먹어야 하고, 생각했던 운동량은 좀 더 줄여야 한다. 또한 과도한 운동은 결국 몸을 힘들게 하고 식욕을 촉진해 운동으로 제거한 칼로리보다 더 먹게 만든다.

'거꾸로다이어트'는 당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잘 먹어야 하고 운동은 좀 더 줄여야 한다.

글·이금정 사랑받는여성의원 원장(대한비만체형학회 상임이사, '거꾸로다이어트'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