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하는 팀이 반전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다.
울산과 포항이 25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충돌한다. '동해안 더비'의 무대는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다.
울산은 최근 '감독 교체' 효과가 무색해졌다. 개막전 승리를 포함해 3승1무로 무패 행진을 달렸다. 그러나 이후 내리막을 걷고 있다. 최근 7경기에서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4무3패.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기는 종목이다. 슈팅이 필요하다. 울산의 문제점은 여기서 나타난다. 기록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경기 당 슈팅수가 10위(10.7개)로 부진하다. 유효 슈팅률도 11위(28.8%)에 처져있다. 16일 성남과의 11라운드에서도 같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패스 횟수(성남 435개, 울산 424개)는 대등했지만, 슈팅 수에서 5대16으로 크게 뒤졌다. 슈팅을 많이 때릴 수 없었던 이유는 비효율적인 점유율에서 나타난다. 영역별 점유율에서 높은 수치가 중앙에 몰려있다. 또 전방 패스보다 후방 패스가 더 많았다. 우측 풀백 임창우-중앙 수비수 김근환이 10차례 패스를 주고 받았다. 수비형 미드필더 하성민이 임창우에게 패스한 횟수도 10차례였다. 또 중앙 수비수 김근환과 유준수가 주고받은 패스도 8회나 됐다. 양동현-김신욱 '트윈타워'의 위력도 미비하다. 양동현과 김신욱은 공중볼 경합수에서 나란히 4위(104회)와 5위(101회)에 올라있지만, 단순한 공격패턴이 상대에게 간파당하면서 공격 찬스를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이번 포항전 변수는 또 있다. 주전 골키퍼 김승규와 미드필더 따르따가 경고누적으로 결장한다. 김승규의 빈 자리는 올림픽대표 출신 수문장 송유걸이 맡을 전망이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설욕의 기회다. 2라운드에서 2대4로 대패했다. 당시 원톱 전술로 맞섰지만, 두 차례 실수와 울산의 조직력에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그러나 황 감독은 이제 승부수를 띄운다. 불안했던 제로톱을 개선, 내용과 결과를 함께 잡겠다는 전략을 펼친다. 개선점은 지난 광주전에서 잘 드러났다. 점유율이 39%에 불과했다. 패스 횟수도 311대 548로 압도당했다. 패스의 정확도를 높이는 수밖에 없다. 제로톱이 더 강해지기 위해선 풀백들의 오버래핑이 중요하다. 광주전에선 중앙 수비 성향의 선수들로 포백라인을 채우다보니 측면에서의 공격지원이 부족했다. 풀백의 크로스 시도가 김광석의 1개에 불과했다. 크로스도 16.7%(12개 중 2개 성공)로 리그 평균(20.4%)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포항은 광주전에서 퇴장당한 고무열이 경기를 뛰지 못한다. 변수는 부상자다. '공격의 핵' 김승대를 비롯해 라자르, 김대호 등 주축 멤버들이 전력에서 이탈해 있다. 결국 이광혁 문창진 티아고 등 제로톱 자원들의 세밀함이 부활의 열쇠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