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승을 먼저 하느냐, 30패를 먼저 하느냐가 중요하다."
김기태 감독의 KIA 타이거즈. 옅은 선수층으로 이번 시즌을 앞두고 하위권을 전전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KIA가 확 달라진 모습으로 끈끈한 야구를 보여주고 있다.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데는 일가견이 있는 김 감독이 신-구 조화를 추구하며 성적, 리빌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도전을 하고 있다. 21일까지 20승21패로 5할에 가까운 승률을 유지하며 중상위권 도약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그렇다면 KIA의 예상 밖 선전이 시즌 끝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김 감독은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김 감독은 앞으로 다가올 10~20경기가 분수령이라고 했다. 무슨 뜻일까. 김 감독은 "30승을 먼저 하느냐, 30패를 먼저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롯데 자이언츠와의 3연전을 19승19패 상황에 맞이했다. 18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신승하며 5할 승률을 유지하고 3연전 시작을 한 것이다. 김 감독은 19일 첫 번째 경기를 앞두고 "만약, 18승20패가 돼 5할 승률 기준 -2승으로 3연전을 시작하는 것과 5할로 시작하는 것은 선수단 분위기에 천지 차이"라고 했다.
그래서 30승 고지를 중요하게 봤다. 30패를 하기 전 30승을 거두면, 시즌 중반까지 KIA가 힘을 잃지 않고 시즌 중반까지를 잘 치렀다는 증거가 된다. 또, 이 시기까지 순위 싸움을 버텨내면 객관적인 전력을 떠나 그 때부터는 어느 팀이 확 치고나갈지 예측하기 힘들다. 객관적 전력보다 무서운게 분위기다. 초반 선전에 반신반의하던 KIA 선수들이 '우리도 충분히 싸워볼만 하다'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면 무서운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
KIA는 22일부터 삼성 라이온즈-한화 이글스-NC 다이노스-두산 베어스-롯데 자이언츠-넥센 히어로즈와 18연전을 치르는 일정이다. 이 일정을 마치면 김 감독이 말한 승부처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