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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때 더 강한 LG 야구, 1년전 5할 -16승을 잊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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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는 21일 현재 리그 9위다. 전체 일정의 4분의 1을 넘긴 상황에서 18승1무24패. 승률 5할에 6승이 부족하다. 선두 삼성 라이온즈와의 승차는 8게임이다.

LG는 최근 베테랑 야수 이병규(등번호 9번)와 멀티 내야수 손주인을 부상으로 잃었다. 이병규는 햄스트링, 손주인은 사구로 손등을 다쳤다. 이병규는 사실상 전반기에 돌아오는 게 힘든 상황이고, 손주인도 전치 6주인데 복귀까지는 길게 2개월 정도 걸릴 것 같다. 또 기대를 걸고 야심차게 기용했던 선발 임지섭은 넥센전(20일)에서 볼넷을 남발한 끝에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큰 맘 먹고 데려온 외국인 야수 한나한은 아직 기대했던 3루 수비를 해주지 못하고 있다. 면돗날 같은 타격으로 상대 투수들을 괴롭혔던 이진영(타율 2할4푼2리)이 프로 입단 이후 가장 지독한 부진에 빠져 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LG 야구가 바람 앞에 등불 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불과 1년전 LG 트윈스는 지금 보다 더 심각하고 혼란스러웠다. 시즌 중에 사령탑이 교체됐다. 김기태 감독이 떠나고 후임자를 정하는 과정에서 조계현 수석코치가 임시로 지휘봉을 잡기도 했다. 그리고 양상문 감독이 왔다. 지난해 LG는 승률 5할에 -16승까지 갔었다.

그랬던 LG는 위기에서 스스로 치고 올라와서 4강에 자력으로 진출했다. 그 과정에서 약 3개월 정도 이병규(등번호 9번)는 1군에서 빠져 있었다. 이병규는 막판에 돌아와 팀에 보탬이 됐다. 외국인 타자 조쉬벨은 중도 퇴출됐다. 대체 선수로 데려온 스나이더도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임지섭은 시즌 초반 1승 이후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5선발은 오락가락했다.

현재 LG 야구가 처한 상황은 좋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지난해에 비하면 더 참혹하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이병규와 손주인의 이탈은 현재 남아 있는 선수들에겐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양석환 박지규 채은성 등은 선배들이 불가피하게 빠진 상황을 잘 살려야 야구가 확 늘 수 있다. 오히려 마음의 부담을 덜고 맘껏 야구를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볼 수 있다.

또 LG는 최근 류제국과 우규민이 선발 로테이션에 가세하면서 계산이 서는 마운드 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 소사 루카스 류제국 우규민으로 4명이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 됐다. 5선발은 제구가 좋은 장진용에게 맡길 예정이다.

LG가 가장 잘 할 수 있는게 마운드가 중심이 되는 '선발 야구'다. 타선의 힘이 떨어지는 만큼 투수력이 버텨주지 못하면 승산이 높지 않다.

LG는 21일 넥센전에서 가장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우규민이 6이닝을 3실점으로 막았고, 정찬헌이 2⅓이닝을 무실점 그리고 봉중근이 ⅔이닝을 무실점으로 지켰다. LG 타자들은 장단 10안타로 4점을 뽑아 1점차(4대3)로 승리했다. 포수 최경철이 천금같은 결승타를 쳤다.

LG 트윈스는 외부에서 위기라고 할 때 강한 모습을 보였다. 우려의 시선을 보내면 LG 선수들은 더 집중하고 평소와 다른 강한 승부욕을 보였다. 지금이 그때라고 봐야 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