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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함없는 밴와트, 훨씬 무서워진 SK 선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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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가 자타공인 최강 선발진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

부상에서 돌아온 트래비스 밴와트가 건재를 과시했기 때문이다. 밴와트는 19일 인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6⅓이닝 동안 3안타 1실점의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달 16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박병호의 타구에 발목을 맞고 쓰러졌던 밴와트는 33일만의 1군 복귀 무대에서 에이스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삼진을 9개나 솎아내며 자신의 한 경기 최다기록을 세웠다.

사실 밴와트의 복귀 무대 전망은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았다. 이날 경기전 김용희 감독은 "밴와트는 2군서도 100%가 아니었다. 1군서 던지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게 낫다"며 밴와트의 상태를 전했다. 실제 밴와트는 지난 12일 경찰청과의 2군 경기에 등판해 5이닝 2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는 동안 직구 구속이 최고 144㎞에 머물 정도로 컨디션이나 구위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한화 타자들을 상대로는 정교한 제구력과 공격적인 피칭으로 컨디션이 정상궤도에 올랐음을 알렸다. 직구 구속은 147㎞까지 나왔고, 4사구는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직구 스피드는 지난해 수준(149㎞)에 가까웠다. 또 몸쪽 스트라이크존을 적극 공략하는 코너워크도 인상적이었다. 이날 밴와트의 구종별 투구수는 직구 52개, 커브 16개, 슬라이더 10개, 체인지업 16개였다. 구종별 구사 비율 역시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기 후 밴와트는 "변화구가 잘 들어갔고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간게 주효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밴와트가 부상 후 첫 등판에서 이처럼 호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충분한 휴식 등 시간적 여유를 갖고 재활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부상 당시에는 며칠만 쉬면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타박상이 생각보다 깊어 재활을 장기적으로 추진할 수 밖에 없었다. 부상 선수에 대해 철저한 관리를 강조하는 김용희 감독의 성향을 감안했을 때 적어도 3주 이상의 공백은 예상이 됐지만, 밴와트는 한 달 이상의 시간을 투자하며 부상 이전의 컨디션을 되찾았다. SK의 부상 선수 관리 시스템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밴와트의 완벽한 복귀로 SK는 최강 선발진을 다시 구축할 전망이다. 김광현과 메릴 켈리, 밴와트로 이어지는 1~3선발은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켈리의 경우 승운이 따르지 않아 2승 밖에 올리지 못했을 뿐, 7경기에서 45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98의 호성적을 거뒀다. 벌써 4번의 퀄리티스타트를 올렸고, 3실점 이내로 막은 경기는 6차례나 된다.

4선발 윤희상은 팔꿈치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지만, 선수 보호 차원의 조치일 뿐 상태가 심각한 것은 아니다. 현재 휴식을 취하고 있는 윤희상은 오는 24일 1군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5선발인 채병용과 박종훈 역시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특히 언더핸드스로 박종훈의 경우 최근 선발 2경기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펼치며 김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2경기서 9⅔이닝을 던져 2실점을 기록했다. 아직 제구력이 불안한 편이지만, 경기운영과 집중력에서 합격점을 받은 상태다.

윤희상이 로테이션에 합류하게 되면 박종훈이 5선발로 고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선발 4명이 정상으로 돌아간다고 하면 병용이 보다는 종훈이가 선발로 낫다. 병용이는 롱맨 등 여러 보직을 맡을 수 있지만, 종훈이는 롱맨의 역할은 어렵다. 쓰임새로 봤을 때 병용이가 뒤로 가는게 낫다"고 설명했다.

변함없는 실력을 가지고 돌아온 밴와트로 인해 SK 마운드는 한층 두터워지고 무서워졌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