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이 2년전 대패의 굴욕을 안겼던 가시와 레이솔(일본)에 설욕에 실패했다. 이번에도 페널티킥이 수원의 발목을 잡았다.
수원이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시와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1차전에서 2대3으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수원은 26일 열리는 2차전에서 2골차 이상 승리를 거두거나, 4골을 넣고 승리를 거둬야 8강에 진출하는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가시와에 갚아야 할 빚이 있었다. 수원 지휘봉을 처음으로 잡은 2013년, ACL 조별리그 홈경기에서 가시와에 2대6으로 대패했다. 당시 수원은 페널티킥을 네 개나 얻었다. 이 중 세 개를 실축한 수원은 안방에서 대패를 당했고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팀을 맡은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았던 서 감독도 충격이 컸다.
2년만에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감독 3년차에 접어든 서 감독은 팀을 단단히 만들었다. 설욕을 위해 최정예 멤버를 가동했다. 2년전 페널티킥 2개를 실축해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던 정대세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J리그 팀과의 맞대결에서 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3골-3도움)를 기록 중인 '일본 킬러' 염기훈이 왼쪽 날개로 출격했다.
출발은 산뜻했다. 올시즌 수원이 작성한 공격포인트의 절반 이상을 합작하고 있는 '염킥대세(염기훈+정대세)'가 경기 시작과 동시에 가시와의 골문을 열었다. 정대세가 왼측면을 돌파해 낮게 깔아찬 공을 염기훈이 달려들며 다이빙 슈팅으로 밀어 넣었다. 경기 시작 2분만이었다. 그러나 'K리그 킬러'인 가시와도 호락호락하게 물러나지 않았다. 2013년 이후에 K리그 팀과의 ACL에서 4승2무로 패배가 없는 가시와는 내리 3골을 뽑아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김은선이 빠진 중원과 불안했던 수원의 중앙 수비 뒷공간을 꾸준히 공략했다. 반면 수원은 2골-1도움을 기록한 가시와의 외국인 공격수 레안드로의 '원맨쇼'에 당했다. 수원은 전반 11분 전진 패스로 바라다의 선제골을 도운 레안드로에게 전반 29분 페널티킥으로 추가골을 내줬다. 2년전과 정반대 상황이었다. 수원이 이번에는 페널티킥으로 실점을 내주며 페널티킥 악몽에 시달렸다. 1-1로 팽팽했던 경기 흐름도 페널티킥 한 방으로 가시와에 넘어갔다. 수원은 후반 9분 레안드로에게 쐐기골마저 허용했다. 후반 14분 염기훈의 크로스를 정대세가 헤딩골로 연결해 추격을 시작했지만 더이상 골을 만들어내지 못하며 다시 패배를 헌납했다.
수원=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