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등 인기 탄산음료 가격이 수년 사이에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과도하게 오른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14일 지난 2010년부터 탄산음료 부문의 가격이 무려 33% 인상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약 9%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많이 오른 것. 이는 탄산음료의 원재료 가격이 내렸음에도 오히려 가격은 오른 것이어서 논란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나친 가격 인상은 주요 탄산음료 업체가 비슷했다. 코카콜라음료는 코카콜라(1.5ℓ)의 출고가격을 2014년 1월 6.5%, 12월 4.1% 인상했고, 롯데칠성음료는 칠성사이다와 펩시콜라의 출고가격을 2014년 2월 각각 8.3%와 6.6%, 올해 1월 7.0%와 5.6% 인상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서울지역 300개 유통업소의 소비자가격을 분석했더니 출고가 인상으로 코카콜라(1.5ℓ) 소비자가격이 2013년 12월 평균 2196원에서 올해 3월 2502원으로 13.9% 올랐다고 설명했다. 칠성사이다(1.5ℓ)와 펩시콜라(1.5ℓ)의 소비자가격도 같은 기간 각각 17.4%와 9.7% 인상됐다.
반면 탄산음료 원재료 가격은 같은 기간 12.2%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탄산음료의 가격이 터무니없이 오른 것은 음료산업의 독과점 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현재 코카콜라음료와 롯데칠성음료의 시장점유율이 80%를 넘는 상황에서 두 업체가 원가 절감분을 이윤으로 흡수하는 등 경쟁이 아닌 암묵적 담합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통업계가 일정 유통마진율을 유지함으로써 가격 상승과 함께 유통업체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돈이 자연스레 늘어난 점도 소비자 부담이 커진 이유다.
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음료회사와 유통업계는 잦은 가격인상과 마진 확대를 자제하고 국제 원자재가격 하락과 저물가 기조에 상응하는 가격정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