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32일만이었다. 잠실벌에 주중 K리그의 세상이 열렸다.
13일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는 서울 이랜드FC와 강원FC의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9라운드 경기가 개최됐다. 잠실에서 주중 K리그 경기가 25년 6개월 18일만이었다. 1989년 10월 25일 현대(현 울산)와 대우(현 부산), 럭키금성(현 서울)과 일화(현 성남)의 경기가 열렸다. 이후 잠실에서는 주중 K리그가 전혀 없었다.
이랜드는 홈팬들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펼쳤다. 에일 맥주 무제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많은 팬들이 골대 뒤 푸드트럭에서 시원한 맥주와 함께 경기를 즐겼다. 경기 전 팬들과 선수들이 만나는 시간도 있었다.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한 선수들은 팬들과 만나 다트와 테이블 사커 등을 하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 모든 것이 팬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이랜드 관계자는 "평일인만큼 퇴근 후 경기장을 찾는 직장인 팬들이 많을 거라 예상했다. 축구도 보고 맥주 한잔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대성공이었다. 이날 잠실에는 1478명의 관중이 찾았다. 평일 저녁, 그것도 2부리그 신생팀의 경기임을 감안했을 때 성공적인 관중 유치였다.
아쉬움도 있었다. 이날 이랜드의 양쪽 골대 뒤쪽은 허전했다. 잠실의 명물이 된 컨테이너형 스카이박스가 없었다. 9일 열렸던 서울국제휠체어마라톤대회 때문이었다. 대회 때문에 스카이박스를 철거했다. 다시 설치하는데 3일은 너무 촉박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스카이박스를 설치하는데 보통 4일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홈팬들에게는 경기 결과도 아쉬웠다. 지난 2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던 이랜드는 이날 3연승을 노렸다. 하지만 수비가 무너졌다. 김윤호와 한석종 백종환 최승인에게 릴레이골을 내줬다. 2대4로 완패했다. 타라바이와 주민규가 한골씩 넣는데 그쳤다. 강원은 승점 3점을 추가하며 4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서 벗어났다. 최윤겸 강원 감독은 "오랜만에 아들(그룹 샤이니 민호)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됐다"고 기뻐했다.
한편 선두 대구FC는 안산 원정에서 1대1로 비겼다. 선두 자리는 유지했다. 안양과 부천은 1대1로 비겼다. 충주는 경남을 1대0으로 눌렀다. 잠실=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