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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에서 '개과천선', 스나이더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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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가 원래 이런 것이었을까. 12일 롯데전을 앞두고 염경엽 넥센 감독은 외국인타자 스나이더의 타격훈련 모습을 보고 있었다. 대뜸 "일요일(10일)에 나에게 '감이 최고다'라고 본인이 직접 말을 했다. 그래서 1군에 올렸다"라고 했다. 용병타자라고는 볼수 없는 형편없고 부실한 방망이로 인해 염 감독은 지난달 28일 스나이더에게 한달간 '강제 휴가'를 줬다. 어차피 있어도 보탬이 되지 않으니 따로 불러 "미국에서 하던대로 마음껏 방망이 돌리고 신나게 야구하는 법을 다시 찾아라. 그리고 몸과 마음을 추스린 후 올라오라"고 했다. 한달이라고 못박았지만 사실은 기약없는 시간이었다. 스나이더는 퓨처스 경기(2군)에서 2주동안 4개의 홈런을 때리는 등 무력시위를 했다.

그리고 1군 복귀 첫 경기가 12일 롯데전이었다. 2번 우익수로 선발출전한 스나이더는 첫 타석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고, 3회 우월 1점홈런(시즌 1호), 5회 우전안타, 7회 좌측담장 상단을 때리는 3루타를 기록했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돌아섰다. 4타수 3안타의 불꽃 방망이쇼였다. 염 감독은 경기전 "내가 스나이더에게 한 약속(컨디션을 회복하면 다시 부르겠다)을 지켰으니 이제는 본인이 내게 약속을 지켜야 할 때"라고 했는데 2루타가 빠진 사이클링 히트로 답했다.

이날 경기전까지 타율 1할8푼4리의 부진이 싹 잊혀지는 하루였다. 스나이더는 사령탑의 배려가 고마웠을 것이다. 이미 잭 루츠(두산), 모건(한화) 등이 줄줄이 보따리를 꾸려 떠났다. 스나이더도 이를 모를 리 없다. 염 감독도 "용병 등 선수수급은 구단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현장과 프런트 사이에 선을 긋고 있지만 용병 타자 교체를 고민하지 않았을 리 없다. 하지만 넥센은 자금사정이 넉넉한 팀이 아니다.

어찌보면 강제 휴가는 신의 한수였다. 선수의 자존심을 최대한 살려주면서 구단과 사령탑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스나이더가 2군에서 뭘 배워왔을까. 넥센 관게자는 "스나이더는 33세다. 십수년 야구를 했다. 오랜 마이너 생활을 하는 등 경험이 많다. 특별한 기술적 보완이 있을리 있나. 기약없는 2군행이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나이더는 지난해 시즌중반에 LG에 입단, 올해 넥센에서 뛰고 있다. 아직도 한국야구에 100% 적응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전격 변신 가능성이 남았다는 말도 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