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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사' 한판 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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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계의 '어벤져스', KBS2 예능 드라마 '프로듀사'가 15일 출격한다. '별에서 온 그대'의 박지은 작가, 한류스타로 발돋움한 김수현, 믿고 보는 배우 차태현, '로코퀸' 공효진, 가요계를 대표하는 20대 디바 아이유 등 면면만 봐도 '어벤져스'급 흥행파워다.

한국영화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과의 맞대결을 피하기 위해 개봉일을 늦추며 한껏 몸을 사렸다. 하지만 드라마는 그럴 수 없다. 이번 주 종영하면, 다음 주엔 후속작이 방영돼야 한다.

평일드라마보다 경쟁이 더 치열한 금토드라마, 거기에 기대작 '프로듀사'까지 가세한 살벌한 전쟁터에 도전장을 낸 용감한 드라마들이 있다. 전력은 상대적 열세지만 투지만큼은 결코 지지 않는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항상 기대되는 건,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리는 쾌감 때문이다.

첫 번째 다윗 후보는 tvN 드라마 '구여친클럽'이다. '프로듀사'에 1주 앞서 지난 8일 전파를 타기 시작했다. 드라마 '미생'과 영화 '소셜포비아'로 주가를 올린 변요한의 로맨틱 코미디 도전. 출발은 좋다. 첫 방송의 평균시청률은 1.2%, 최고시청률 1.8%를 기록했고 메인타깃 시청층인 20~40대에선 동시간대 1위에 오르기도 했다(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

'구여친클럽'은 화제의 웹툰을 통해 그간의 모든 애정사를 만천하에 까발린 웹툰작가 방명수와 그의 웹툰에 소개된 네 명의 옛 여자친구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된 '4자대면 스캔들'을 그린다. 1, 2회 방송에선 영화 프로듀서 김수진(송지효)이 자신이 영화화하려고 했던 웹툰' 여친들소'(내 구여친들을 소개합니다)의 작가가 옛 남자친구 방명수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어 과거의 여자친구 3명이 영화사에 몰려와 소동을 일으키는 내용이 흥미롭게 펼쳐졌다.

변요한 특유의 넉살과 생활감 넘치는 연기는 방명수 캐릭터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소년과 남자의 경계에 선 듯한 묘한 눈빛은 변요한이 로맨스까지 가능한 배우임을 증명했다. 송지효의 안정감 있는 코미디 연기는 극을 탄탄하게 뒷받침했고, 변요한의 옛 여자친구를 연기한 이윤지, 장지은, 류화영도 개성이 뚜렷해 눈길을 끌었다. MBC에서 '파스타', '골든타임', '미스코리아' 등 로맨스와 휴머니즘을 고루 담은 수작을 선보였던 권석장 PD의 연출력도 기대요인이다.

두 번째 다윗 후보작은 JTBC '사랑하는 은동아'다. 두 남녀의 20년 세월에 얽힌 운명적 사랑을 그린 멜로드라마로, 현재 방영 중인 '순정에 반하다' 후속으로 29일 첫 방송된다.

이 드라마에서 눈길을 끄는 건 하나의 캐릭터를 연령대에 따라 3명의 배우가 연기하는 3인 1역 캐스팅이다. 어린 시절 홀연히 사라진 첫 사랑을 찾겠다는 일념 하나로 톱스타가 된 순정남 30대 지은호(본명 현수) 역에 주진모가 캐스팅됐고, 그의 20대 시절은 백성현이, 10대 시절은 갓세븐의 주니어가 연기한다. 여주인공 서정은 역은 김사랑, 윤소희, 이자인이 나누어 연기한다.

장르물의 홍수 속에 근래 보기 드문 정통 멜로라는 건 이 드라마만의 차별점이다. 멜로가 지닌 보편적 감수성은 의외로 힘이 강하다. '사랑하는 은동아'만의 무기로 갈고 닦는다면 승부수를 던질 만하다. 다만 20년의 시간을 관통하는 감정선을 매끄럽게 이어가기 위해, 세 명의 배우가 마치 한 몸이 된 듯 하나의 캐릭터를 완성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연출은 '네 이웃의 아내' '인수대비' '내 생애 최고의 스캔들' 등을 선보인 이태곤 PD가 맡았고, SBS 극본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필력을 인정받은 '강구이야기'의 백미경 작가가 대본을 집필한다. 제작진도 '프로듀사'에 결코 뒤지지 않는 실력파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