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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은 금물' kt 야구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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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의 야구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정말 극적인 반전이다. 10일 LG 트윈스전 8회 역전패 반전이 아니다. 졌지만 충분히 잘싸웠다. 총체적 난국에 허우적대던 막내 kt 위즈가 이제는 프로팀 품격에 걸맞는 야구를 하고 있다.

kt가 기가 막힌 1주일을 보냈다.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창단 첫 4연승을 거두며 7승27패가 됐다. 1할대에 머물던 승률도 2할대(2할6리)를 돌파했다. 그냥 보기에 2할대 승률로 좋아해도 되느냐고 할 수 있지만 kt의 사정을 안다면 그런 말을 하기 힘들 듯.

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kt의 야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오히려 잘 되고 있을 때 더 집중하고 신경써야 한다. 정말 어렵게 잡은 상승세의 기회를 잇기 위해 힘써야 할 때다.

올해 처음으로 1군에 합류한 kt. 조범현 감독은 수비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지목하며 선수단을 구성했다. 하지만 공격이 너무 풀리지 않으며 팀 전체가 무너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하지만 트레이드가 신의 한 수가 됐다. 처음 유망주 선발 박세웅을 롯데 자이언츠로 떠나보낼 때만 해도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현재는 그 비난 여론은 쑥 들어갔다. 장성우와 하준호 합류 효과가 확실히 나타나며 팀 타선 짜임새가 더해졌다. 이 트레이드 전 실시한 LG 트윈스와의 선수 교환으로 데려온 윤요섭과 박용근 효과도 쏠쏠하다. 선발 어윈과 정대현이 조금씩 제 역할을 해주고 있고, 불펜진도 점점 더 짜임새를 더해가고 있다. 승패를 떠나 경기다운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자체가 조 감독을 흐뭇하게 한다.

문제는 지금 상승세를 어떻게 유지하느냐이다. 두 가지 과제가 있다. 먼저 외국인 선수 교통 정리다. 노선을 확실히 정해야 한다. 퇴출 후보였던 어윈과 시스코 처리 문제, 부상에 허덕이고 있는 마르테에 대한 결단도 빨리 내려야 한다. 마르테는 치료를 시켜 활용할 예정이지만 부상 부위가 재발 확률이 매우 높은 곳이라 걱정이다. 외국인 선수를 다른 팀보다 1명 더 쓸 수 있는 이점을 최대한 누려야 한다.

두 번째는 장시환 활용 방안이다. 소년가장 불펜 장시환이 현재 이기는 경기를 확실하게 책임져주고 있다. 10일 LG전도 만약 장시환을 투입시켰다면 8회와 9회 승리를 지킬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조 감독은 선수의 미래를 선택했다. 연승 기간 투구수가 많았던 장시환을 쉬게 했다. 감독의 마음이 얼마나 타들어갔을까. 승리를 생각한다면, 장시환을 정말 투입하고 싶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장시환 활용 매뉴얼을 확실히 정해야 시즌을 안정적으로 치를 수 있다는 말이다. 현재 kt 팀 사정상 타 팀 마무리처럼 9회 1이닝 투구 고정 마무리 역할을 맡기기 힘들다면 장시환을 무리시키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이창재 외에 확실한 불펜 요원들을 키워야 한다. 다행히 우완 배우열이 혜성처럼 나타나 좋은 투구를 해주고 있는게 고무적이다.

kt는 주중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를 위해 광주로 내려간다. 이 3연전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시즌 내내 안정감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