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는 흔히 큰 돈이 드는 '귀족 스포츠' 쯤으로 여겨져 왔다.
세월이 변하면 의식도 바뀐다. 웰빙(Well-being) 트렌드 속에 승마도 대중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선 지 오래다. 활발한 신체활동을 통한 자세교정, 다이어트 등 다양한 신체적 효과와 살아있는 동물과의 교감으로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비단 레저에 그치는 게 아니다. 말의 불규칙적인 움직임은 기승자에게 적절한 근긴장을 주며 균형감각을 최대화 시키는 효과가 있어 말을 타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운동이 된다. 이러한 작용을 바탕으로 신체적·정신적 장애인의 회복을 돕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분야를 '재활승마'라고 한다.
재활승마는 1960년대 초에 영국에서 시작됐다. 현재 유럽에선 연간 500만 명 정도가 승마를 통해 재활에 도움을 받고 있다. 국내에 도입된 지는 10년이 넘었다. 한국마사회 등 공공기관과 민간단체를 필두로 꾸준히 발전 중이다. 지난 2012년부터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재활승마교육을 할 수 있는 국가공인 '재활승마지도사' 자격시험이 시행되는 등 관심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엔 재활승마가 말산업의 블루오션으로 각광 받으면서 다수의 교육기관에서 재활승마 교육 학부 과정이 마련되는 등 폭도 넓어지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재활승마 스포츠 강습에 참여한 지적장애인 조유진씨의 어머니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신체-정신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고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며 "꾸준히 타고 하다 보니 균형감각도 좋아지는 게 눈에 보이고, 말과 교감하고 대화하면서 일상생활에서의 사교성까지 늘었다는 걸 알 수 있어서 뿌듯하다"고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이상영 마사회 부회장 겸 말산업육성본부장은 "재활승마는 장애인들이 평소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활용하도록 하여 신체적 능력을 길러주고, 타인과의 사교능력 및 사회성을 길러주는 등 정서적인 효과도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재활승마 관련 전문인력의 양성, 인프라 확대,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우리나라의 재활승마의 계속적인 발전과 보급을 위해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마사회는 지난 5일 경기도 과천의 렛츠런파크서울에서 재활승마를 주제로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날 워크숍은 재활승마 분야 해외전문가의 발표, 교육기관 및 민간기관 운영현황 발표 등으로 진행됐다. 또한 재활승마 분야 일자리 창출과 교육 콘텐츠 개발 등 교육기관 간 향후 발전방향에 대한 모색도 이루어졌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