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희 폭행' 사태에 대해 레퀴야의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이 단단히 화가 났다.
비인스포츠 아랍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7일(한국 시각) 라우드럽 감독은 알 나스르 전 승리 직후 기자회견 참석을 거부했다.
파비안 에스토야노프의 '남태희 폭행 사건' 및 알 나스르 측의 안전조치 미비에 대해 항의하는 의미였다.
이날 1골1도움에 페널티킥까지 유도해내며 MVP로 뽑힌 남태희 역시 수상을 거부했다.
남태희는 이날 경기 후 라커룸으로 들어가던 중 알 나스르의 파비앙 에스토야노프로부터 습격을 받았다. 에스토야노프는 상의를 벗은 뒤 카메라에 잘 잡히지 않는 터널 안에서 남태희를 벽에 밀어붙인뒤 여러차례 주먹으로 때렸다. 남태희는 구단 스태프와 라우드럽 감독 등의 도움으로 빠져나왔지만, 입가에 피를 흘리는 모습을 보였다.
TV 카메라엔 라우드럽 감독이 다친 남태희를 부축하며 안타까워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라우드럽 감독 대신 기자회견에 참석한 레퀴야의 아드난 알리 사무총장은 "레퀴야는 오늘 경기 후 발생한 이번 사태에 대해 대단히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다"라며 "원정팀 선수 및 스태프들이 안전하게 경기에 참여할 수 있게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선수단을 보호할 수 있는 규정이 필요하다"라는 입장을 밝히는 한편, 아시아축구연맹(AFC)도 이번 사태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표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날 레퀴야는 알 나스르에 3-1로 승리,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레퀴야 선수단은 응원팀의 패배와 탈락에 분노한 알 나스르의 홈팬들에 가로막혀 1시간 이상 경기장을 떠나지 못하고 라커룸에 머물러야했다.
1982년생인 에스토야노프는 우루과이 국가대표 출신의 공격수로,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에도 진출했던 스타 선수다. 그는 발렌시아에서는 1경기도 뛰지 못한채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 그리스리그 파니오니스 등에서 임대선수로 전전한 끝에 지난 1월 알 나스르와 6개월 계약을 맺고 입단한 바 있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