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있는 결단일까. 무모한 도박일까.
5월의 KBO리그가 상상초월 규모의 트레이드로 후끈 달아올랐다.
분위기 반전을 노린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과감한 결단이 초대형 트레이드를 탄생시켰다. 차세대 에이스와 주전급 기량을 지닌 대형 포수후보가 골고루 포함됐다. 규모와 선수의 면면에서 단연 역대 최대급이라고 할 수 있다.
8연패의 무기력감에 빠진 kt와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에서 2연패를 당한 롯데가 분위기 반전을 위해 대담한 4대5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양쪽 총인원이 무려 9명이나 된다. 그 가운데에는 kt의 간판 에이스로 성장하고 있는 박세웅과 강민호의 뒤를 이을 인재로 평가받는 롯데 포수 장성우가 포함됐다. 두 구단이 팀의 미래를 내걸고 트레이드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말 그대로 '사활을 건' 결단이다.
kt와 롯데 구단은 2일 밤 보도자료를 통해 전격적인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kt에서는 차세대 에이스인 박세웅을 비롯해 안중열 이성민 조현우 등 4명을 롯데로 보냈고, 롯데는 대형 포수후보인 장성우를 필두로 윤여운 최대성 이창진 하준호 등 5명을 kt에 내줬다.
이번 트레이드는 양 구단의 이해관계가 대단히 밀접하게 맞아떨어졌기에 이뤄졌다. 더구나 kt와 롯데는 최근들어 심각한 전력의 문제점을 노출하며 성적이 떨어지던 상황. kt는 공격력 저하와 내야 수비력 약화등의 문제로 8연패에 허덕이고 있다. 롯데는 투수력이 문제였다. 선발에서는 두 명의 외국인 투수(레일리, 린드블럼)와 송승준에 심수창이 성장했지만, 선발 한 자리가 못내 아쉽다. 게다가 불펜 역시 초반 롯데 순항에 걸림돌이었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kt 조범현 감독과 롯데 이종운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비록 수원과 부산에 떨어져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정보를 교환하며 트레이드 카드를 맞힌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와 kt는 시즌 개막 2연전(3월28~29일) 외에는 만난 적이 없다. 보통 트레이드는 양팀이 서로 만났을 때 급물살을 타는 경우가 많은 데 이번 트레이드는 약간 다른 점이 있었다. 그만큼 두 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고, 또 감독과 프런트가 적극적으로 움직였다고 볼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