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용희 감독이 1군 엔트리를 대폭 조정했다. 연패가 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단 분위기 쇄신 차원이다.
SK는 29일 박정권 임 훈 허 웅을 1군서 제외하고, 2군서 포수 김민식, 외야수 김재현, 내야수 박 윤을 불러올렸다. 해당 포지션의 선수들을 그대로 대체한 것이다. 2군서 컨디션이 괜찮다는 평가를 받은 선수들이 1군에 올랐다. 김 감독이 1군 엔트리를 이처럼 대폭적으로 바꾼 것은 시즌 들어 처음이다. 그 이전에는 로테이션 조정 또는 부상자 발생에 따른 엔트리 교체만 있었다.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음을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이다. SK는 지난 28일 인천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서 6대8로 패하며 4연패의 늪에 빠졌다. 선두권을 달리던 SK는 어느새 순위가 7위까지 밀렸다.
이날 교체된 선수들은 하나같이 타격감이 좋지 않은 선수들이다. 김 감독은 "다들 우리팀의 주축선수다. 어떻게든 끌고 가려고도 생각했지만, 본인들도 부담을 느끼고 있고 새 분위기를 만들 필요도 있었다"면서 "언제 돌아올 지는 정해놓은 것이 없다. 당분간 연습을 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게 할 것이고, 2군 경기에 몇 차례 내보내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박정권은 최 정, 브라운과 중심타선을 형성했지만, 이날까지 타율 2할3푼2리, 2홈런, 11타점의 부진을 보였다. 특히 최근 6경기에서는 홈런과 타점을 올리지 못했고, 23타수 2안타, 삼진 8개로 하락세가 뚜렷했다. 뭔가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결론. 심신을 추스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라는 의미다.
임 훈은 19경기에서 타율 1할8푼6리를 올렸다. 지난 12일 NC전 이후 10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했다. 주로 대타 또는 대수비로 출전하기는 했지만, 타격감이 시즌 초와 비교해 현격히 나빠졌다. 김 감독은 "우리가 후반에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점수를 뒤집은 경기가 거의 없다. 중심타선이 터지지 않았고, 대타 요원들이 부진했기 때문"이라며 엔트리 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 타자 앤드류 브라운의 상승세는 더없이 반갑기만 하다. 브라운은 최근 3경기 연속 홈런을 치는 등 확실하게 타격감을 회복했다. 김 감독은 "그동안 참 답답했는데, 이제야 좀 치는 것 같다"며 웃은 뒤 "원래 타구의 질은 괜찮았다. 다만 스트라이크존을 익히는데 애를 먹은 것 같다. 메이저리그보다 몸쪽 공을 후하게 주니까 타석에서 헷갈렸던 모양이다. 스스로 존을 넓혀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발목 부상에서 회복중인 밴와트는 이날 캐치볼과 사이드 피칭을 하며 본격적인 투구 훈련에 들어갔다. 그러나 1군 복귀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