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염경엽 감독 "손승락은 까지말라"한 이유

by

염경엽 넥센 감독은 마무리 손승락(33)을 보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 28일 롯데전에 앞서 대뜸 "손승락은 블론세이브를 해도 까면 안될 것 같다"고 했다. 팀이 처한 특별한 상황과 후배들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는 넥센 마운드의 다소 독특한 구조를 꽤 긴 시간 설파했다. 손승락은 28일 롯데전에서 1⅓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따냈다. 10경기에서 1패4세이브 평균자책점 2.38, 1개의 블론세이브가 있다. 요즘같은 '마무리 부재' 시대에 이정도 성적이면 욕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지난해 부진 여파가 쭈욱 팬들 입에 오르내린다. 지난해 손승락은 3승5패32세이브에 평균자책점은 4.33까지 치솟았다. 가장 좋았던 2013년(3승2패46세이브, 평균자책점 2.30)과 비교됐다. '승락 극장'이라는 다소 불편한 비꼼이 붙기 시작한 것도 지난해부터다.

염 감독은 "마무리는 누구나 1이닝을 간편하게 던지길 원한다. 세이브 상황에서 올라와서 세이브만 챙기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우리팀은 사실 손승락에게 어려운 상황을 부탁하는 편"이라고 했다.

2013년과 2014년 홀드왕을 차지한 한현희가 대표적인 수혜자라는 설명이었다. 염 감독은 "한현희가 8회에 주자를 내보내면 손승락이 이를 틀어막고 이후 9회에 점수를 내주는 경우도 꽤 있었다. 손승락이 없었다면 한현희는 클 수 없었다. 만약 한현희가 계속 던졌다면 점수를 내주게 됐을 거고 그렇다면 자신감이 떨어졌을 거고 지금처럼 성장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유망주가 크기 위해선 울타리가 돼 주는 선배가 꼭 필요하다는 얘기다. 올해는 김영민이 그렇다. 김영민이 내보낸 주자를 손승락이 어렵게 틀어막았다. 손승락이 있어 후배들이 마음 놓고 볼을 뿌린다는 뜻이다. 염 감독은 "조상우가 앞에서 끌어주고, 손승락이 뒤에서 밀어줘 김영민이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 성적만으론 설명되지 않는 기록 뒤의 진실인 셈이다. 손승락은 28일 경기에서도 8회 2사 2,3루 위기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