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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옹달샘, 그들의 진심은 전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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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 남짓한 기자회견. 옹달샘은 세 번이나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깊숙이 숙여 사과했다. 장동민이 조심스럽게 사과문을 읽고 취재진에 질문에 답하는 동안, 유세윤과 유상무는 내내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들지 못했다. 세 사람은 셀 수도 없이 "죄송하다"는 말을 거듭하며 '진심'을 전하기 위해 애썼다.

옹달샘 멤버들은 2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논란이 된 팟캐스트 방송 '옹달샘의 꿈꾸는 라디오'에서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옹달샘을 대표해 먼저 마이크를 든 장동민은 "정말 죄송하다. 어떤 말씀을 드려도 부족하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말로 운을 떼며 "방송이란 틀을 벗어나 저희들이 방송을 만들어가고 청취자들과 가깝게 소통하며 즐거움을 느꼈고 더 많은 분들에게 큰 웃음을 드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웃음만 생각하다 보니 서로 내뱉는 발언들이 세졌고 더 자극적인 소재와 격한 말들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 웃음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거라 생각 못하고 재미만 생각했다"며 "저희의 경솔한 태도와 부족한 언행을 통해서 본의 아니게 상처를 받은 당사자와 가족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더 이상 이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평생 노력하겠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장동민은 지난해 방송된 팟캐스트에서의 여성 비하 발언과 군대 후임에 대한 폭언 등이 최근 다시 논란으로 불거지면서 비난을 받았다. 또한 당시 방송에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생존자를 웃음의 소재로 희화화한 발언으로 인해 생존자 A씨에게 명예훼손 및 모욕 등의 혐의로 고소 당했다.

이에 대해 장동민은 "어제(27일)는 고소인을 직접 찾아뵌 건 아니고 그 분의 연락처를 모르기 때문에 변호사를 찾아뵈려고 시도했지만 연락이 안 되고 부재중이라 만나지 못했다"며 "다른 이유보다는 당사자분께 죄송한 마음을 전해드리고자 찾아간 것이다. 오늘도 연락을 드렸지만 변호사가 연락이 되지 않아 접촉이 안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소 취하의 목적이 있었던 건 절대 아니다. 사과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면서 "앞으로 경찰 조사도 성실하게 받을 거고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소인이) 조금이라도 편해지시길 바라는 마음에 찾아뵌 거다. 내가 마음을 담아 편지를 전했는데 전달이 됐는지 모르겠다. 나로 인해 상처받고 기억하기 싫은 일을 떠올리게 해서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막말 논란이 처음 불거졌을 당시 이번 사태를 가볍게 여긴 듯한 SNS 글을 남겨 도마에 올랐던 유세윤은 "그 부분에 대해 충분히 인정한다"며 "사과도 너무 늦었고 상대방의 아픔과 상처,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가볍게 여겼던 데 대해 사죄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막말 논란으로 인해 장동민은 MBC '무한도전' 식스맨 프로젝트와 KBS 라디오 '장동민 레이디제인의 2시'에서 하차했다. 아울러 당시 팟캐스트를 함께 진행한 유세윤 유상무에 대해서도 책임론이 번지면서 방송 하차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향후 방송 활동에 대해 장동민은 "깊은 고민을 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미 촬영해 놓은 분량도 많고, 저희가 하차를 하겠다고 말하는 것이 많은 분들에게 결례가 되는 것 같다. 저희가 하차를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제작진의 뜻에 전적으로 맡기겠다"고 밝히며 "저희는 제작진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이고 다시 기회를 주신다면 성실하게 방송을 하겠다"고 전했다. 유상무도 "어떠한 결정이든 달게 받겠다"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용서해주시는 그날까지 열심히 잘못에 대해 반성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옹달샘 멤버들은 "앞으로는 밝은 뉴스만 전할 수 있도록, 그리고 여러분에게 더 성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며 살겠다"면서 다시 한번 허리 숙여 사과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