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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영감님' 모시러 대학 축제행. 양현석 "기다려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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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가수' 싸이가 국내 대학 캠퍼스로 향하는 이유는?

싸이가 5월 국내 대학가 축제 무대에 대거 출연할 예정이다. 미국과 중국에서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고 있는 싸이가 소위 돈이 되지 않는다는 대학 축제 무대를 자발적으로 찾는다는 사실은 매우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싸이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싸이가 지난 1년 동안 심적 부담이 너무 컸다"며 싸이의 근황을 전했다.

양 대표는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수 23억뷰를 돌파했고, 사람들의 기대가 너무 크다보니 싸이가 신곡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껴왔다"며 "사실 지난해 '행오버'를 발표한 것도 사람들에게 기대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한 것이다. 그래서 완전 힙합으로 갔었다"고 밝혔다.

이어 "작곡은 편안한 마음에서 영감을 얻어서 해야 하는데 너무 부담이 크다보니 싸이가 지난 1년간 너무 힘들어했다"고 덧붙였다.

싸이가 힘들어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던 양 대표는 결국 "다 내려놓아라. 니가 언제부터 미국 가수였냐? 예전의 날라리로 돌아가서 음악을 편안하게 하라"고 조언했다.

이에 싸이는 "나는 무대에 서는게 가장 행복한데 무대에 서지 못해 음악이 안나오는 것 같다"고 솔직 고백한 것. 이에 양 대표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바로 싸이가 가장 잘 놀았던(?) 대학교 행사 무대에 올리기로 결정한 것. 그것도 한두곳이 아닌 스케줄이 허락하는 선에서 최대한 많은 곳의 대학 무대에 서게 할 예정이다.

양 대표는 "신곡을 만들때는 영감을 얻어야 한다. 우리는 이를 '영감님이 오신다'고 하는데 싸이는 너무 부담감이 있어서 영감님이 안오신 거다"며 "지금은 싸이가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끔 기다려줘야 한다. 다 내려놓고 쉬면서 무대를 즐겨야 영감님이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빅뱅이 3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 기다려야했기 때문이다. 싸이는 대학 무대에서 놀다보면 금방 좋은 신곡이 나올 것이다"고 덧붙였다.

싸이는 지난해 8월 신곡 '대디'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8개월이 지나도록 신곡을 발표하지 않아 그 이유에 관심이 모아졌다. 소속사 측은 "곡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발표 시기를 정하지 않고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싸이의 컴백을 기다리는 전세계 팬들로서는 점점 지쳐가고 있는 것이 사실.

이런 가운데 양현석 대표가 싸이의 신곡 발표와 관련해 현재 상황을 상세히 설명해 팬들은 조금 여유를 갖고 기다릴 수 있게 됐다.

양 대표의 언급에 앞서 싸이는 새 앨범의 콘셉트를 전면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을 월드스타로 만들어준 '강남스타일' '젠틀맨' 등 B급 정서에 맞춰졌던 콘셉트를 아시아 정서로 바꾼 것이다. 이는 새 앨범의 콘셉트를 미국 시장을 겨냥했던 것에서 자신이 잘하는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아시아 정서에 적합한 느낌으로 바꾼 것을 의미한다. 주요 활동 무대 역시 미국에서 한국과 중국 쪽으로 변경한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실제로 싸이가 중국에서 콘서트를 하면 관객들 상당수가 싸이의 신나는 노래가 아닌 '설레인다' '아버지' '낙원' '어땠을까' 등 랩이 포함된 '싸이표 미디움 곡'에 더 크게 감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요계의 한 관계자는 "싸이가 이번 앨범의 중요성을 매우 잘 알고 있다. 반짝 스타가 아닌 오랫동안 많은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장 자신있는 음악을 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이 선 것 같다"며 "여기에 최근 커지고 있는 중국 시장에 대한 본격 진출이라는 밑그림까지 더해지며, 앨범의 무게 중심은 아시아 인의 정서 쪽으로 더 많이 옮겨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유튜브 서비스 10주년 동안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비디오로 꼽혔다. 지난 23일(현지시각) 미국 퓨즈TV와 CBS, CNBC, 영국 인디펜던트 등 주요 외신들은 올해로 10주년이 된 유튜브에서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중인 영상 톱10을 소개하며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특히 싸이는 톱10 중 '강남스타일'과 '젠틀맨' MV를 각각 1위와 9위에 랭크시키며 글로벌 스타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