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기둥투수, 아껴 써야 길게 갈 수 있다.
KIA 타이거즈가 시즌 초반부터 에이스 양현종 관리를 시작했다. 지난 21일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한 양현종은 로테이션대로라면 지난 2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출전이 가능했다. 당초 21일 양현종의 투구 이닝, 내용을 보고 26일 등판을 결정하기로 했다. 양현종의 등판이 어렵다면 6선발이 나서야하는 상황이었다. 김기태 감독은 양현종 대신 홍건희(23)를 내세웠다. 양현종은 21일 7이닝 동안 117개를 던지고 승리투수가 됐다. 투수수를 감안해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프로 첫 선발 등판한 홍건희는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연장 12회 접전끝에 경기를 내줬지만 에이스에게 휴식을 주면서 젊은 투수 홍건희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런데 KIA는 28일 한화 이글스전에 외국인 투수 필립 험버를 선발 예고 했다. 선발 로테이션상 양현종이 나서야 하는데 일정을 더 늦췄다. 지난 22일 롯데전에 선발로 나섰던 험버가 5일을 쉬고 마운드에 오르게 된 것이다.
이대진 KIA 투수 코치는 "길게 보고 등판 일정을 조정했다. 시즌 초반 충분히 쉬고 나가는 게 개인이나 팀에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더구나 올해는 128경기에서 144경기로 게임수가 늘었다.
KIA 구단 관계자는 "아무래도 외국인 투수들은 마이너리그에서 4일 휴식 후 등판에 익숙해져 있다. 내구성 면에서 국내 투수보다 낫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양현종이 28일 선발 등판할 경우 두 명의 외국인 투수의 등판 일정이 늦춰지게 된다는 점도 감안했다. 험버는 28일 등판 후 4일을 쉬고 5월 3일 SK 와이번스전에 나선다. 험버에 이어 조쉬 스틴슨, 양현종과 함께 서재응 홍건희가 선발로 나선다.
양현종은 올시즌 5경기에 등판해 3승1패, 평균자책점 1.95를 기록했다. 5경기 모두 6이닝 이상을 던졌고, 4차례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3월 28일 LG 트윈스와의 시즌 개막전에 등판한 양현종은 4월 3일 kt 위즈전, 4월 9일 NC 다이노스전, 4월 15일 LG전, 4월 21일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5일 휴식-등판 일정을 이어갔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