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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8경기만에 감격 첫 승, 비결은 '염기훈 봉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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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간 가슴을 졸였던 조진호 대전 감독은 주심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라운드를 쉴새 없이 누빈 대전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쓰러졌지만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K리그 클래식 최하위 대전이 마침내 웃었다. 대전이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8라운드에서 '거함' 수원을 2대1로 꺾고 개막 후 8경기만에 첫 승리를 따냈다. 올시즌 1골에 그쳤던 지난해 챌린지 득점왕 아드리아노가 2골을 넣으며 수원 격파 선봉에 섰다.

대전의 승리 비결은 '염기훈 봉쇄'였다. 여기에 수원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후유증과 체력 부담이 겹치며 대전의 시즌 첫 승이 완성됐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조진호 대전 감독은 "김종국을 측면 수비수로 배치했다. 원래 중앙 미드필더인데 대학교 이후 처음으로 풀백으로 나선다고 했다. 계속 경기에 나섰던 선수가 믿음이 가서 김종국을 풀백으로 기용했다"고 밝혔다. 최근 9경기 연속 공격포인트(5골-8도움, ACL 포함)를 올리고 있는 '왼발의 마법사' 염기훈을 막기 위한 비책이었다. 조 감독은 "염기훈이 경계대상 1호다. 염기훈을 막는 연습을 일주일에 5번 이상 소화했다. 패스 연계 플레이를 끊으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김종국 카드'는 효과가 있었다. 염기훈은 왼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격해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염기훈은 총 11개의 코너킥을 시도하는 등 줄기차게 수원의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대전의 밀착봉쇄에 특유의 돌파를 이뤄내지 못했다. 염기훈은 0-2로 뒤진 후반 38분 정대세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넣으며 클래식 7경기 연속 공격포인트(5골-5도움)를 이어간 것에 만족해야 했다.

반면 대전의 공격은 아드리아노가 이끌었다. 아드리아노는 후반 2분 유성기의 프리킥을 감각적인 백헤딩으로 연결해 이날 첫 선발 출전한 수원의 골키퍼 정성룡의 키를 넘겨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36분에는 수원 수비진의 뒷공간을 파고들어 히칼딩요의 스루 패스를 받아 득점에 성공했다. 골키퍼 정성룡까지 제친 뒤 가볍게 득점으로 마무리했다.

대전은 후반 추가시간 동안 수원의 강력한 공격에 고전하며 수차례 실점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더이상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마쳤고, 8경기만에 감격스런 첫 승리에 입맞춤을 했다.

수원=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